서울 염소

첫 번째 이야기_ 동그란 밥상
두 번째 이야기_ 목련꽃 민경이네
세 번째 이야기_ 고소공포증의 시대
네 번째 이야기_ 라일락 옆으로
다섯 번째 이야기_ 시골집 지붕 아래서
여섯 번째 이야기_ 거리가 필요한 시간
일곱 번째 이야기_ 돌고 돌고 돌고 돌아
여덟 번째 이야기_ 빛과 그림자

사춘기에 들어 점점 어른들을 따돌리는 형국이었지만, 녀석들이 커가듯 엄마의 시선도 자라기를 소망했다. 그런 두 딸을 이해하기 위해 백일기도하는 심정으로 10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두 녀석을 찍으며 부모와 자식 사이를 고민하다 보면, 아이와 아이 사이도 보이고 점차 나와 내 사이도 보였다. 그리고 아빠인 남편도 천천히 카메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상살이를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면서 짜증이 나기도 하고, 화가 치밀기도 하고,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매일매일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그가 미웠다. 우습게도 미움은 고마움과는 별개였다. 모든 것이 막막했다. 그러나 나와 그 사이에는 카메라가 있었다. 카메라가 없었더라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빠져나오지 못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