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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793120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8-02-20
책 소개
목차
서문 / 5 ‘위험한 현실’을 꿰뚫는 지혜성기조(시인.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제1부 어머니의 집
달이 지나간다 17
어머니의 집 18
위험한 현실 20
단풍 21
오늘 22
초저녁 풍경 24
고령 사회 25
초라한 인연 26
황혼 28
하룻밤 동안 30
슬픔의 노래 31
거미줄 기억 32
환상 그 경계 34
흔들리는 세상 36
신은 이동 중 37
고향 생각 38
서낭당겨울 40
어둠의 공간 42
제2부 연못 있는 집
고향 45
연못 있는 집 46
봄 그리고 진통 48
봄 그리고 환상 49
인형의 나라 50
지금은 겨울 52
빈자리 53
바람의 작용 54
마른 침을 삼키며 56
인생의 참호 57
달밤에 58
낙엽과 황혼 59
찰나의 생 60
봄을 기다리며 62
회상 63
가을비 64
양지에 앉아 65
대문 없는 집 66
제3부 꽃집
황매 71
꽃집 72
골목 여자 74
봄꽃 75
호수가 있는 계곡 76
사랑의 시작 78
인연 79
꽃잎과 초승달 80
눈꽃 81
모과를 깨물다 82
비와 꽃잎 84
솔방울 85
별똥별 86
외로운 마음 87
부레옥잠 88
당신 89
폭설 90
회양목 가지치기 91
제4부 여치 집
몽유병 95
여치 집 96
따뜻한 인연 98
고독한 소원 100
봄바람 101
뻐꾸기 우는 사연 102
동파의 계절 104
첫차의 차가움 105
소리에 귀를 열다 106
인생 후회 108
고독한 날 109
하얀 고드름 110
저녁 무렵 111
어두운 도시 112
등창 114
보름달 115
유리 거울 116
집수리 118
제5부 별이 보이는 집
개구멍 123
별이 보이는 집 124
가을에 126
불면의 시간 127
무인도의 새 128
봄비를 맞다 130
어둠의 광장 131
침몰 132
그리움 134
박정희 대통령 135
문명 사회 136
경비원 138
단풍에 길을 잃다 140
그대에게 141
인생 등짐 142
탈북군 144
민중과 미세먼지 146
태양의 집 148
나의 시론 / 영혼주의를 추구하다 / 150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이 지나간다
그대에게 순종하다 생긴
몇 마디 내던진 군소리에
아침이면 태양이 눈을 뜨고
밤이 되면 별들이 눈을 뜨고
인생은 끝없는 여정이지만
마지막 하루 이별이 아쉬워
그 사이를 달이 지나간다.
내일은 새날이 온다고
목청껏 울어대는 풀벌레는
오늘을 저항하는 사람들
파도처럼 거칠어진 마음으로
세월 속에 굵은 기둥을 박는
생의 공연장이 너무 허전해
밤무대를 달이 지나간다.
어머니의 집
뚜껑을 잃어버린 뒤란 항아리
빗물이 얼마만큼 채워졌을까
몰려온 가뭄이 그리움 집어삼켜도
부리가 닳도록 껍질을 쪼아대며
간절하게 인연을 산란하는 집
바람 손을 붙잡고 돌아온 사연이
저마다 시간의 영혼으로 깨어났다
목덜미 아프도록 쳐다보았던
별 이야기가 텃밭에 묻히는 아침
여태까지 허물을 지켜주었던
어머니의 고단한 장벽이 무너졌는지
집안 곳곳에는 세월과 충돌한 흔적
칼날 아픔이 박힌 도마의 상처가
배추꽃 같은 얼굴에 주름을 새겼다
올해도 배추꽃은 피었는데
곁에 흰나비는 날아오지 않았다
손을 저어도 닿을 수 없는 허공에서
텃새들은 낙엽처럼 내려않고
서로 한가한 추억을 지저귀었지만
야단치던 노여움은 마실갔는지
댓돌 위에 고무신이 보이지 않았다
위험한 현실
파도가 억척스럽게 밀려와도
저항 없이 부서지는 물거품은
눈물 마른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커다란 공포
바닥에서 쏘아올린 인간의 무기가
전략적인 궤도를 그리며 날아갈 때
최후 결단이 임박한 어둠에서
유성이 찰나의 꽃잎으로 사라졌다
영혼을 견인하는 양심의 목소리가
고요히 죽음에 묻혀 흐려져도
자유를 억압하며 진땀 쏟는 현실
누가 위험한 탄도를 수정할 것인가
끼니처럼 탄피를 벗겨먹는 이념이
까맣게 잊고 살았던 침묵의 깃발이
수많은 목숨을 지배하고 있다
망각의 부속품들을 치우지 못한
소란한 거리에서 인연을 지탱하는
비둘기의 다친 발이 뒤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