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문득 아버지가 된다

들어가는 글 -그곳에 아버지의 일기장이 있었다

1장 아버지와의 재회
2장 오남매
3장 어머니의 스웨터
4장 불효자의 노래
5장 자식 농사
6장 아버지의 가계부
7장 소를 사랑한 농부

아버지의 세상 읽기

일기장 속엔 두 명의 아버지가 있었다.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아버지와 전혀 알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었다.
빈틈없이 무섭고 엄하던 아버지는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나와 똑같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때로는 너무나 약한 아버지가 있었다. 나와 38년의 나이 차이가 있는데다 돌아가신 지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켜켜이 쌓인 세월이건만, 일기장 속의 아버지는 지금의 바로 내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40대, 50대 가장의 모습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치열하게 싸우셨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시시각각 닥쳐오는 가혹한 현실과 싸우고 계셨다. (…) 이제야 조금씩 당시 아버지의 고통이 내 가슴의 통증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