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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7448713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7
1장 끝없이 잡담만 하고 싶네 11
2장 정확한 말을 찾을수록 상처받을 거야. 혼잣말하게 둘 거니까 29
3장 식당에서 만난 극장과 집에서 차린 식당 47
4장 모르는 걸 모른 채 두기 77
5장 말로만 응원하고 극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 99
6장 시늉과 행세 127
감사의 말 152
추천의 글 154
저자소개
책속에서
예술가를 종종 ‘창작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으로 설명하는 걸 보면 식은땀이 난다. 그런 사람이 있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내 예술인 패스를 회수해 가면 어쩌지?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건 여전히 두렵다. 아무것도 못 만들면 어쩌지? 아무도 안 오면 어쩌지? 망하는 생각만 하니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는 인기가 많다.
두려울 땐 내면보다는 외면. 시선을 돌리자. 잡담을 나누면 기분이 나아진다. 어떤 날은 잡담만으로 충분하기도 하다. 누구와 잡담을 나눌까?
─ 1장 ‘끝없이 잡담만 하고 싶네’
관객이 원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어느 방문 공연을 마치고 문득 깨닫는 일이 있었다. 왜 굳이 공연하고 싶은 걸까? 조금 별난 취미를 가졌기로서니 이례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이런 질문을 곧잘 하지만 일단 답은 얻었다. 공연할 때는 오로지 현재일 수 있다. 그래서 좋아한다. 나는 공연이 끝난 현실을 ‘사후 세계’라고 부르곤 했는데 이때 현실은 과거와 현재로 머리가 가득 차는 곳이다. 무대 위에서는 내가 몇 명이든 무엇이 되었든 현재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다. 괴리가 적다. 머리가 맑고 공연을 끝내는 것이 아쉽다. 실은 무대에서 집중하면서 딴청을 피우는 것이다. 극장 바깥을 생각하지 않는 건 내 쪽이었던 거다.
─ 2장 ‘정확한 말을 찾을수록 상처받을 거야. 혼잣말하게 둘 거니까’
집 가까운 외식이라면 저렴한 한식 뷔페에 가는 편이다. 든든히 먹고 하루를 잘 보내려고 간 풍년식당에는 사정이 있어 이번 달까지만 영업한다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한 편에 9000원. 호들호들 부드러운 애호박과 양배추가 듬뿍 들어간 카레를 천천히 오래 씹었다. 카레와 같은 재료가 고대로 들어가서 더 재미있는 소고기뭇국도 맛(염분)이 진하다. 밥이 자신을 곁들이기를 재촉한다. 여기는 모든 메뉴가 주장(염분)이 강해서 공연 시간은 짧다. 물을 많이 마시고 나선다.
─ 3장 ‘식당에서 만난 극장과 집에서 차린 식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