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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내 인생

맛있다, 내 인생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신정선 (지은이)
  |  
예담
2011-12-20
  |  
13,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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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내 인생

책 정보

· 제목 : 맛있다, 내 인생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59136629
· 쪽수 : 312쪽

책 소개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각계각층의 명사 서른 명이 자신의 식탁에 독자들을 초대했다. 그들은 기억의 서랍을 열어 독자들을 위해 배려와 접촉을 가르쳐준 깻잎장아찌, 막막한 순간 가슴을 뜨겁게 덥혀준 순댓국, 마음을 적시는 우동… 등을 준비했다. 그들이 준비한 음식은 소박하지만,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더해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다.

목차

1 이순재, 아직도 도전할 과제가 남았다 : 기본과 중심이 선 불변의 맛, 비빔냉면
2 신경숙, 살다가 힘들면 엄마의 부엌을 생각한다 : 배려와 접촉을 가르쳐준 깻잎장아찌
3 이승철, 간절함은 대중의 마음을 얻는 가장 큰 무기 : 나를 극복한 희열을 안겨준 밥도둑 간장게장
4 에드워드권, 내가 만족할 때까지 노력한다 : 가슴을 뜨겁게 했던 순댓국
5 김대우, 가슴 뛰는 삶을 산다 : 초밥, 그 경이롭고 당당한 맛이여
6 윤대녕, 살아있음 자체가 아름답다 : 고등어의 푸르른 힘을 빌어 그 시절을 지나왔다
7 패티김,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잣대를 댄다 : 언제나 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물냉면
8 배병우, 인생의 본질을 찍는다 : 민어찜이야말로 뚝심 있는 인생의 맛
9 김수영, 여전히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시여 : 시인의 아침을 깨우는 청명한 보약 좁쌀미음
10 황주리, 추억을 진하게 우려내 그린다 : 가슴까지 춘장 색으로 물드는 환상적인 짜장면
11 강수진, 어제보다 오늘 좀 더 발전했으면 : 양념갈비를 사랑한 발레리나
12 박찬일,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그러나 집중해서 : 평범한 우동이 적시던 특별한 슬픔
13 이원복, 과거의 나도 어딘가에 살아 있다 : 돈가스, 그 두툼한 풍요의 맛
14 하성란, 좌충우돌하다 보면 언젠가 완성된다 : 활기와 생명력이 투명하게 온몸을 감싸는 콩국
15 이지나, 영혼을 살찌우는 무대를 꿈꾼다 : 유학 시절 요리 무대의 화끈한 주연 낙지볶음
16 배한성, 인생의 서랍에 늘 새로운 것을 준비하며 : 목메게 그리운 인절미
17 서상호,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하는 일을 좋아하라 : 한번 중독되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물회
18 이진우, 삶의 행로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소중하다 : 어질어질 황홀한 냄새의 볼락구이
19 진태옥, 절실한 떨림에 열렬하게 응답하라 : 나를 살아 있게 한 잔치국수
20 문훈숙, 매일 그만두고 싶었던 그 일이 나를 만들었다 : 관객의 갈채보다 더 감동적인 오믈렛
21 이왈종, 행복하려면 편안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 담백함에 담긴 치명적인 유혹, 복맑은탕
22 장석주, 나는 내 삶의 유일무이한 저자다 : 상상력으로 양념한 호박젓국
23 조태권, 실패는 가르침이고 배움의 과정일 뿐 :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한국 최고의 맛, 홍계탕
24 이희, 누군가에게 스승이 되어야 한다 : 진짜 회는 막회다
25 승효상, 내가 삶을 바꾸고 삶을 개혁한다 : 삶의 기억이 응집된 투박하고 정겨운 맛, 김치죽
26 전무송, 누구처럼이 아닌 바로 나, 전무송처럼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라면
27 정끝별, 우리에게 끝은 없다 : 팥칼국수의 뭉클한 단내에 가슴이 두근
28 안효주, 맛의 근간을 지키는 끝없는 노력 : 뜨끈뜨끈 황홀했던 핫도그
29 김윤영, 나보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의 재미 : 햇살 같은 추억을 남긴 축제 같은 만두
30 조은, 예술은 결국 사람이라는 가치로 귀결된다 : 반가운 편지 같은 수수부꾸미

저자소개

신정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4년 3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언어학과를 어렵게 입학해 간신히 졸업했다. 2001년 8월 수습 41기로 조선일보에 입사해 날마다 책상에 머리를 찧으며 기사를 쓴다. 2011년 12월 현재 문화부에서 공연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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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음식은 먹을 때뿐만 아니라 만드는 중에도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는 힘이 있어요. 저는 엄마의 사랑을 도마질 소리로도 느꼈거든요. 살다가 힘들다가도 어느 날 고향집에 돌아가면 다음 날 아침 제일 먼저 듣는 소리가 엄마의 도마질 소리였어요. 아침 선잠에 그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누워서도 엄마 손이 다 보여요. 엄마는 신기하게도 칼 하나 도마 하나로 모든 요리를 다 하시죠. 요즘에는 마늘 찧는 기구도 따로 나오고 야채 모양내는 도구도 있지만, 엄마는 어슷어슷 잘근잘근 뚝딱 잘도 만들어내시죠. 온 가족이 함께 살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알 거예요. 도마질 소리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그 마음을.
엄마의 소리는 무척 빨랐어요. 무채 써시며 다다다, 다다다, 마늘을 찧으시며 콩콩콩, 콩콩콩. 엄마는 칼 하나로 이렇게 자르고 저렇게 찧으면서 모든 걸 만들어내셨어요.
우리나라 말이 가장 품격 있게 살아 있는 게 요리책이기도 하죠. ‘어슷어슷’ ‘잘근잘근’ ‘쫑쫑쫑’ ‘보글보글’ 같은 부사라든지, ‘끓는다’ ‘곤다’라는 동사를 보면 잃어버린 우리말이 음식과 함께 살아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언젠가 한 행사에 초청받아 갔는데 절 소개하시는 분이 “한국 작가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엌을 소설 속에 갖고 있는 작가”라고 하셨어요. “누구에게 들은 말씀이냐”고 여쭤봤더니, “어느 평론가에게 들었는데, 내 생각에도 맞는 말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시골집 엄마의 부엌에서 듣고 보고 맛봤던 기억이 소설 속에 살아나서 그런가봐요.
저희 엄마는 성당에 다니시는데 성당 분들이 말씀해주시는지 제 소설에 대해 알긴 아시더라고요. 하지만 이래라저래라 말씀은 전혀 안 하세요. 가끔 서울에 오셨을 때, 잠을 못 이루시면 제 책을 읽어드려요. 그러면 평화롭게 잠이 드세요. 지난번에는 갑자기 “어쩌면 너는 그런 걸 하나도 안 잊어버리고 기억하냐?” 하시더라고요. 엄마가 내던 냄새와 소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게 놀라우셨나봐요.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면 잊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엄마의 부엌이 남겨준 기억은 소설 한 장 한 장을 써나갈 때마다 새롭게 살이 돋는 것 같아요.
_신경숙


“내가 업어서라도 통학시켜주마. 그 학교 가라.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필요한 돈인데 어떻게든 못 구해주겠냐”라고 했겠죠. 저희 어머니는 딱 한마디 하셨어요. “버스비 없다.” 결국 저는 집에서 가까운 다른 중학교에 가게 됐죠. 1등으로 입학하게 돼서 입학식 때 선배들 환영사에 답사를 맡게 됐어요.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입학식 전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멀건 죽을 저녁으로 먹었어요. 두 살 아래 동생도 배고프다고 투정부리다가 같이 잠들었죠. 다음 날 일어나서 세수하고 방에 들어왔더니 밥상 위에 물을 가득 담은 대접이 놓여 있고, 그 옆에 인절미가 세 개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무런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이게 웬 떡이야” 했죠. 바로 그때 ‘떡’이라는 소리에 자던 동생이 번쩍 눈을 뜨더니 순식간에 하나를 집었어요. 그런데 동생만큼이나 빨랐던 게 어머니였죠. 동생이 떡을 집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손등을 야멸치게 내려치신 거예요. 원래 때리는 분이 아니셨거든요. 그런 어머니한테 한 대 맞은 동생은 아파서가 아니라 놀라서 멍해졌죠.
어머니는 “형이 1등으로 들어가서 오늘 답사해야 되니까 이걸 먹고 가야 해. 배가 고프면 말이 나오겠니” 하셨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울먹이시는 거예요. 저는 떡 하나를 입에 집어넣고 허둥지둥 방을 나섰어요.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요.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는데 그날은 가도 가도 학교가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어요. 눈물 젖은 어머니 모습도 떠오르고 철없는 동생도 생각났지요.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 쌀이 점점 떨어지고 먹을 게 없다고만 생각했지, 생계나 생존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 했어요. 하지만 그날, 인절미 하나를 먹고 학교 가던 날, 아, 이제는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구나 하는 선명한 자각이 저를 두드렸어요.
어머니가 준비한 인절미,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걸 구하셨을까 싶게 작고 볼품없었어요. 손가락 마디 두 개 정도 됐을까. 차지고 쫄깃하지도 않았고 약간 꾸덕한 채로 콩고물을 살짝 덮고 있었죠. 그 인절미가 저를 소년에서 청년으로 만든 거지요. 열세 살 소년으로 집을 나섰던 저는 열세 살 청년이 돼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_배한성


제 기억의 음식 역시 기억의 공간에서 먹었던 김치죽입니다. 정말 자주 먹었죠.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었으니까요. 김치래야 요즘처럼 화려한 모양이 아니었죠. 시래기에 고춧가루가 전부인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참 맛있었어요. 재료는 김치하고 밥만 있으면 됐고, 물 끓여서 밥 넣고 김치 넣고 휘휘 저으면 바로 김치죽이었죠. 시험 공부한다고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것도 김치죽이었고요. 빈에 유학 가서 혼자 살 때 만들어 먹던 것도 김치죽, 런던에서 유학할 때 끓여 먹던 것도 김치죽이었습니다. 제 아내가 지금은 음식을 곧잘 하지만 막 결혼한 무렵에는 밥도 할 줄 몰랐어요. 제가 다 만들어줬죠. 아내에게 한껏 뽐내며 가르쳐준 음식도 역시 김치죽입니다. 나눠 먹고, 자주 먹고, 편하게 먹던 모든 기억이 응집된 음식, 그것이 저의 김치죽인 거죠.
요즘에도 직접 김치죽을 만들어 먹곤 합니다. 멸치 우린 물에 신김치를 쓸 때가 제일 좋아요. 김치는 송송송 썰지 말고 있는 그대로 투하하고, 가래떡이 있으면 살짝 넣기도 하고요. 제가 하면 다들 맛있다고 해요. 음식을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하지만 맛을 딱 보면 어떻게 간을 했고 소스가 뭔지 맞힐 수 있어요. 배후의 구조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역시 건축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사람은 건축을 보면 건물로서만 인식하지만, 건축가의 머리에서는 평면도가 펼쳐지는 것이죠. 반대로 평면도를 보면 실제 건물을 상상할 수가 있어야 하고요. 아마 요리사의 머리에서도 맛의 평면도가 수시로 그려졌다 지워지겠지요.
승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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