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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이충걸 (지은이)
  |  
예담
2013-04-19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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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책 정보

· 제목 :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7275
· 쪽수 : 352쪽

책 소개

「지큐 코리아」 편집장 이충걸 에세이. 2002년에 나왔던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지금'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저자는 엄마의 이야기가 여전히 전개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을 기록했다.

목차

머리글_ 엄마가 조금씩 사라진다

#1
고독한 보행자 | 집 고치는 남자 | 털게의 속살 | 성교육 | 달려야 산다 | 상상의 우주

#2
비가 | 엄마 없이 보낸 일주일 | 프랑스 식당의 엄마 | 60년대 여배우 | 엄마는 뚱뚱해서 못 날아 | 검은 구두 | 찰나 속의 영원

#3
영정 사진 |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타인 | 모래의 열매 | 에어컨 전기료 | 부활절 달걀 | 김치와 꽁치 | 충족되지 않는 욕망

#4
엄마가 갖고 싶은 것 | 엄마 눈이 잘 보였음 좋겠다 | 심인성 우울증 | 취미 따윈 필요치 않아 | 아버지의 롱코트 | 빛나지 않는 졸업장 | 밤새도록 나는 울었네

#5
철들 수 있을까 | 사는 게 즐거워 | 그 옷만은 안 돼요 | 형제의 난 | 달빛은 숙명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 비행기가 날 때마다 | 아무도 앞을 막을 수 없어 | 우리 집의 진짜 주인

#6
된장찌개 하나 먹는 일 | 카레라이스 | 나는 고아가 아니야 | 하얀 면화송이의 행렬 | 아프지 말아요 | 넌 닥터야, 정신과 의사야, 슈퍼맨이야 | 꽃이 피었네

저자소개

이충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행복이 가득한 집》 《보그》를 거쳐 18년간 《GQ KOREA》의 편집장으로 지냈다.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 《질문은 조금만》, 산문집 《슬픔의 냄새》 《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 외에도 〈11월의 왈츠〉 <노래처럼 말해줘> <〈브람스라 부르자〉 같은 희곡도 다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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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관절경 수술을 받은 날 저녁, 엄마는 모니터로 목격한 수술 장면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수술 중에 의사가 모니터 보겠냐 그래서, 본다 그랬어. 왜 수술할 때 얼굴 덮는 거 있잖아. 포장 같은 거. 그거 열어줘서 옆으로 모니터를 봤어.”
“그걸 어떻게 볼 생각을 다 했어?”
“다리만 마취됐지 전신마취는 아니니까.”
엄마는 당당한 반역자 소녀 같았다.
“의사가 그러는데, 내 무릎이 방이라면 세 면의 벽지가 너덜너덜해진 상태래. 무릎뼈 가운데 하얀 연골이 걸레처럼 흐트러져서 막 너불너불 붙어 있는데, 의사가 가위로 막 자르고 뜯어내고 그러더라고. 또 뼈 사이에 있는 걸 기계로 박박 긁어내고 그러기도 했어.”
“그걸 다 봤어? 무섭지 않았어?”
“무섭지 그럼 안 무서워? 그렇지만 저래서 내가 아팠구나, 그랬지. 그리고 그때 잘 봐둬야 나중에 의사가 설명할 때 알아듣잖아.”
엄마의 서사에는 늘 빠삐용 같은 통 큰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어서 나의 소심함으론 그 신발 끈도 풀 수 없었다.
- 고독한 보행자


이윽고 커다란 접시에는 어른 손바닥만 한 게가 놓였다. 색깔은 밀도가 촘촘한 스테이크나 메마른 갯벌과 비슷했다. 나는 참선하듯 조용히 게 다리를 들어 가위로 오려냈다. 가장자리가 잘려나간 게 껍질을 펼치자 특대 맛살처럼 두툼한 속살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부서지지 않게 어르듯 게살을 포크로 집어 들었다. 엄마 얼굴에도 나처럼 기쁨의 강물이 흘렀다.
나는 게살을 먼저 엄마에게 공양했다. 엄마는 고개를 저으며 입에 넣었다. 나도 엄마가 주는 게살을 도리질 치며 받아먹었다. 표준적인 별일 없는 삶이었는데 정원의 장미가 갑자기 나에게 인사하는 것 같은 경이로운 맛이었다.
“엄마, 진짜 맛있지, 그지?”
내 입에서 설탕에 조린 듯한 말투가 났다.
“응.”
“나, 털게 태어나서 평생 처음 먹어본다. 엄마는?”
“나도.”
우리는 웃었다. 엄마가 맛있어하니까 더 기뻤다. 나는 씩씩하게 커진 동작으로 더 큰 게 다리 살을 발라냈다. 입술과 혀 빼고 모든 감각이 마비되었다. 화나는 일, 받아야 할 선물, 아직 못 받은 사과(謝過), 여전히 부산항에 머물고 있는 내 새 차, 원고 마감, 길 잃은 기러기 같은 장래의 근심은 사라지고, 세상에는 오직 엄마와 나와 게살뿐인 것 같았다. 결국 게가 다족류라는 것만 한 행복도 없었다.
- 털게의 속살


그렇게 오래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왔지만,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충돌은 5만 번도 넘지만, 어느 것 하나 뚜렷해진 게 없다. 우리의 고집은 삿갓조개처럼 단단해서 도저히 양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서로 변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기 때문에. 어쩌면 직관적인 체계로 무장한 엄마와, 성인기에까지 쉴 새 없이 몸을 흔드는 틱 장애의 나, 둘 다 프로이트 정신병리학의 상속자 같다. 질병은 단순한데 원인은 복잡한. 그러나 내 나이 남자가 과자 부스러기로 어질러진 방을 치우는 문제로 엄마와 분쟁하는 것은, 분명 나이를 더한 만큼의 연옥의 순환이다.
-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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