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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59593521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삶과 여행 / 17
여 행, 발길이 머문 곳에서 국내의 정취를 맛보다
고창의 갯벌택시, 모양성 그리고 고인돌 _ 24
사진, 여행 그리고 느낌 _ 49
봄 향기 따라 육지 속의 섬 회룡포와 상주 자전거 여행 _ 75
금수강산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단양팔경 나들이 _ 89
시와 별이 있는 영월에서 500년 전으로 돌아가다 _ 110
김광석 벽화골목과 근대문화 골목 _ 132
안동 도산서원과 부용대 그리고 이육사 문학관 _ 148
문무대왕릉에서 포항 청보리까지 _ 165
아름다운 황량함을 맛볼 수 있는 황룡사 터, 서악문화 _ 174
폭격을 맞은 듯 구멍들이 뻥뻥 나 있는 진안 마이봉 _ 187
읍천 주상절리 그리고 강동 주상절리 _ 193
울산의 배리끝 전설, 귀신고래 바위 그리고 장제마을 숲 _ 201
바다와 숲의 어울림, 부산 삼포 해안길 _ 215
옛 향기가 그리운 고령 나들이 _ 225
어머니 생각이 나는 고성 학동마을 _ 236
광양의 매화와 사진 그리
안단테
여 행
고 글 _ 242
장흥 보림사, 고인돌 그리고 탐진댐 _ 253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공존하는 밀양 _ 261
경산 반곡지와 왕버들 숲 _ 273
소박한 이미지가 묻어나는 청도 나들이 _ 278
저절로 마음이 평안해지는 직지사 _ 289
삼척 환선굴과 정선 화암동굴 _ 297
남산타워 그리고 여의도 광장 1박 2일 _ 312
부 록, 중국 계림과 일본 남큐슈의 자연 경관을 유람하다
계림 ‘산수갑천하’라는 말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다 _ 324
일본 남큐슈 나들이 _ 365
글을 마치며 - 빈자리와 새 출발 / 396
저자소개
책속에서
금수강산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단양팔경 나들이
단양팔경은 이미 가본 적이 있지만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그때도 눈에 보이는 주변의 절경을 사진에 담고 메모한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그 당시 보았던 여러 파편들이 머리에서 정리되지 않아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다. 어디든지 간에 가보고 싶을 때 그때 가보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못 가볼 수도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그런 의미로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 당시를 떠올리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돌아볼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무심코 보는 것과 마음을 단단히 먹고 보는 것과는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딘가에 오게 되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언제 다시 여기에 오겠나, 요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항상 여행을 즐기게 되는 것이 어느새 몸에 배어 있다.
보통은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뭐,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나’라며 핀잔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아야 할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한 번 와보았던 곳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선뜻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차창 밖으로 비치는 경관은 다른 길과는 또 다른 운치를 자아내었다. 구름이 산허리를 휘감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4,600m의 죽령터널은 끝이 없어 보인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꼬불꼬불한 길을 다녀야 했다고 옆에서 말한다. 그 당시는 이 길을 가려면 참으로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는 뜻과, 한편으로는 터널을 뚫어 참으로 편한 세상이 되었다는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기분이 들기에 충분했다.
단양IC로 빠져나와 유람선을 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달려왔지만 순간적으로 지나쳐 버렸다. 하는 수 없이 북단양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 인생은 낯선 길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듯이 여행도 같은 개념일 것이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안내지도를 보니 지금까지 생각했던 단양팔경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것에 놀라울 따름이다. 유람선을 타고 보는 것이 모두 팔경인 줄 알고 울산에서 유람선을 타러 달려온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유람선을 타고 보았던 팔경은 구담봉과 옥순봉 단 두 곳이었다. 이것을 가지고 단양팔경을 다 보았다고 하였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스스로 반성을 해본다. 도담삼봉과 석문 그리고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전까지 가졌던 그런 미안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6경을 본다는 것에 온통 마음이 쏠렸다.
옛 사람들은 자연경관이나 운치가 빼어난 지역에서 여덟 군데의 명승을 가려 팔경을 꼽곤 했다. 팔경이라는 말은 풍부한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는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서 유래한 것이다. 소상팔경은 중국 후난성 상강(湘江)과 동정호(洞庭湖)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여덟 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경치를 여덟 가지로 한정한 것은 중국에서는 8자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오늘 여행을 하는 단양팔경을 비롯하여 관동팔경, 관서팔경, 화암팔경 등 전국 곳곳의 빼어난 풍경을 묶어 팔경이라는 이름으로 정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양팔경은 퇴계가 단양군수로 재직 중에 단양 곳곳을 유람하며 이곳의 풍광에 반해 선정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으로 보게 되는 단양팔경의 하나인 도담삼봉으로 가는 길은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슴푸레한 옛 기억에 어쩐지 낯설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예전에 보았던 잔상이 앞뒤로 교차된다. 길을 따라가면서 펼쳐지는 경관에 한쪽 귀로는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눈으로는 주변의 절경을 사진에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