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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5769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3-11-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긴급의 연인
불혹의 연인
공약의 연인
무적의 연인
논리의 연인
휴대의 연인
원한의 연인
실락의 연인
에필로그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소파 옆, 그것도 미오의 트렁크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마치 마룻바닥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려는 듯이 무방비하게 양팔을 펼치고 반듯이 누운 자세다.
컥. 고무줄을 튕기는 듯한 기묘한 소리가 미오의 목구멍에서 새어나왔다. 신기하게도 비명은 그 이상 나오지 않았다.
역시 ‘사건’은 발생했다. 미오의 직감대로. 순간 ‘혹시 나에게 예언 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하는 느긋한 생각도 들었지만, 미오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정신을 차렸다. 대체 얼마 동안이나 멍하니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시계를 확인할 경황조차 없었다.
보안 선배. 왠지 별난 애칭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별명은 후배들을 붙잡고 늘 자신을 보헤미안이라고 칭하고 다니는 그의 성가신 버릇에서 유래되었다.
후배들이라는 단어를 쓰긴 했어도 실은 아쓰키대학 캠퍼스에 그의 ‘선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문에 따르면 이미 오래전에 취직과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있는 졸업생들조차 그의 ‘후배’일 정도라고 한다. 조금 과장된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어쨌든 그가 지금껏 휴학과 유급을 밥 먹듯이 반복해온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그렇게 완전히 아쓰키대학의 ‘최고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녀가 이 안에서 가장 어른스럽다는 말은 얼추 들어맞는 표현이다. 조금 전 하코와 미야시타 선배의 일촉즉발 사태를 실제로는 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이용해 손쉽게 진화한 솜씨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다. 다카치는 마치 능수능란한 호스티스처럼 외모에서도 좀처럼 ‘아마추어’로는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분위기가 감도는 인물이다.
우선 무엇보다 그녀의 큰 키를 들 수 있다. 170센티미터 정도일까, 어쩌면 180에 가까울 수도 있다. 어쨌든 몸집이 작은 나와 비교하면 머리 하나쯤은 더 크다. 표현이 좀 안 좋을지 몰라도 팔다리가 마치 거미처럼 가늘고 길게 쭉쭉 뻗었다.
누군가 입에 담았던 슈퍼모델 같은 체형이라는 표현이 절묘하게 들어맞는 외모다. 실제로 그녀는 옷 입는 스타일도 조금 독특하다. 내 눈에는 넝마로밖에 안 보이는,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특이한 차림으로 태연스레 캠퍼스를 활보한다.
덧붙여 버터 냄새 풍기는 뚜렷한 이목구비 탓에 가만히 있어도 눈에 띈다. 다카치는 입학 당일부터 ‘모델 같은 아이’라는 말로 지칭된 유명인이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조차도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