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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8777
· 쪽수 : 492쪽
책 소개
목차
의미 없는 프롤로그
1막
필요 없는 막간
2막
중요하지 않은 막간
3막
없어도 되는 막간
최종막
쓸모라고는 없는 에필로그
작품 해설(쓰치야 겐지)
리뷰
책속에서
터널이 워낙 자주 나와서 선글라스를 그냥 머리 위에 걸쳐두고 있다. 미터기는 시속 90킬로미터를 가리켰다. 편도 일차선 도로여서 제한속도는 그보다 20킬로미터나 낮았다. 속도광인 그녀가 만족할 만한 속도는 아니다. 모에는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면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느낌이 좋았다. 이유를 말로 설명하려고 하면 실로 우스꽝스러워지지만 어쨌든 가슴이 후련해졌다.
죽음으로 다가가는 쾌감 같은 걸까.
“실은 예전 이야긴데……. 별장에서 사건이 일어났어요.”
“너희 별장에서?”
“아뇨. 저희 별장은 아니고요. 바로 옆 별장이요. 교수님께 말씀드리려고 몇 번인가 고민했는데, 좀처럼 타이밍이 안 맞아서…….”
“흐음……. 진중하군.”
“네. 실은 그게 말이죠.”
“살인사건인가?” 사이카와는 모에 쪽으로 고개를 돌려 한쪽 눈썹을 씰룩했다.
“아, 네……. 맞아요. 어떻게?”
“글쎄. 어떻게 알았을까.” 사이카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때, 그녀를 발견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들이켠다.
순백의 원피스에 작고 하얀 양산을 든 젊은 여자가 계곡 옆에 서 있었다.
샌들을 벗고 여울에 발을 담그고 있다. 뻔뻔하게도 내 시선은 가장 먼저 그녀의 다리로 향했다. 점차 위로 올라가자 가늘고 핏기 없는 팔. 가냘픈 어깨. 나를 발견하고 살짝 위로 올라간 눈동자가 보인다. 머리카락은 어깨에 닿는 정도고, 앞머리가 살짝 닿는 눈매가 실로 또렷해 더없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