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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수학 > 확률/통계학
· ISBN : 9788959792573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2-02-16
책 소개
목차
0. 프롤로그 8
숫자의 함정
제1장 16
음양이론과 동전의 양면
사라진 동전의 뒷면
제2장 33
숫자보다 더 많은 거짓말을 하는 그림
그래픽의 거짓말
제3장 55
인과관계의 함정
원인과 결과
제4장 74
절대적 수치와 상대적 수치
상대적 수치의 거짓말/절대적 수치의 거짓말
제5장 90
백분율이 지닌 무소불위의 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백분율
제6장 101
표본 추출 방식에 따른 오류
표본 집단에 따라 달라지는 통계
제7장 116
선거 결과 예측을 둘러싼 진실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과정
제8장 132
장기적 예측의 한계
예측의 적중률과 예측 기간의 상관관계
제9장 147
통계의 기적
윌로저스 현상과 심슨의 역설
제10장 163
또 다른 수법들
간략하게 살펴보는 아홉가지 숫자놀음
제11장 185
의료보험을 둘러싼 진실
의료비 지출 현황
의료 재정과 고령화 사회의 상관관계
12장 198
연금보험을 둘러싼 진실
슈티프퉁 바렌테스트의 민영 연금보험 평가 결과
13장 208
실업급여를 둘러싼 진실
실업급여 수급자를 공격하는 우리 사회
쉬어가는 장 218
대토론: 우리는 왜 숫자를 맹신하는가?
14장 239
피해자와 가해자
15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다양한 조작 동기들
15장 270
포기란 없다!
통계를 대하는 15가지 기본 원칙
16장 288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
12개의 연습문제와 풀이
0. 에필로그 310
감사의 말 312
인용구 및 그림 출처 314
참고문헌 315
찾아보기 316
각장의 주석 출처 및 설명 321
리뷰
책속에서
그래픽의 거짓말 단계
1) 생략 -가뜩이나 공사다망한 주주들에게 세세한 것까지 모두 다 알려 줄 필요는 없다. 괜히 골치만 더 아파질 뿐이다. 따라서 지금 내 앞에 놓인 과제는 중요한 지표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중요한 지표’란 내 과실은 감추고 공로는 돋보이게 만드는 지표들이다.
2)앞의 고점은 생략하고 저점부터 뒤로 갈수록 고점인 지점을 선으로 연결하라. 그 사이의 파도는 무시한다. 양심의 가책 때문에 너무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위 그림을 보는 즉시 누구나 머릿속으로 그래프 속 점들을 직선으로 연결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주주들의 수고를 한 가지 덜어 준다는 생각으로 그래프 속 점들을 신나게 이으면 된다.
3)인간은 역동적인 것을 추구한다. 맨 오른쪽 점에서부터 하늘을 향해 죽죽 뻗어 나가는 화살표를 그려 보자. 그렇게 하고 나면 이제 걱정은 접어도 될 듯하다. 내가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는 이상 우리 회사의 주가는 앞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인상을 충분히 심어 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누구나 이유에 대해 집착하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뒤바꾸는 방식으로 현실을 조작하는 방식은 상당히 유효하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백분율
백분율은 무소불위의 힘을 지니고 있다. 비교대상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고, 무엇보다 그 비교대상이 무엇인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백분율로 표시된 수치를 접하는 이들은 대개 수많은 기준들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한 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철석같이 믿어 버린다. 혹시 그 기준이 틀렸다 하더라도 수치를 제시한 사람의 책임은 아니다. 기준이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았을 뿐,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관련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최근 열린 총선에서 ‘공수표 정당’이 40%의 지지율을 획득했다고 한다. 그 말은 곧 만약 투표율이 70%였다면 공수표 정당의 지지율이 28%라는 뜻이다. 총 유권자자 1억 명이고 그중 7천만 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2천8백만 명이 공수표 정당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투표참여자를 기준으로 하면 공수표 정당의 지지율이 40%이지만, 전체 유권자를 기준으로 하면 28%밖에 되지 않는다.
선거의 지지율은 대개 투표참여자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게 옳은 방법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포기했다는 말은 곧 유권자의 수에 포함되기를 포기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선거에 관한 또 다른 사례 하나를 간단히 살펴보자. 선거가 끝나고 나면 으레 각 당 대표들이 TV 토론회에 나와 입장을 표명하곤 하는데, 이때 지난 번 총선보다 이번 총선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정당의 대표는 절대로 그 두 선거를 비교하지 않는다. 대신 이번보다 지지율이 훨씬 더 낮았던 어느 해의 선거 결과를 들먹이며, 혹은 터무니없이 빗나간 출구조사 결과 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번 선거는 승리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백분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비교대상이다. 나아가 백분율은, 백‘분’율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분자와 분모의 상관관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 두 가지 요소가 늘 분명하게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각자 자신의 필요에 따라 분자만 언급할 뿐, 분모가 무엇인지는 아예 밝히지 않는다. 혹은 애매하게 제시함으로써 진실을 호도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백분율이 지닌 위력 때문이다. (90쪽 중에서)
독일의 경우, 1차 에너지로 생산되는 에너지 중 원자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 그 기사에서는 분명 31%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원자력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원자력에너지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다. 원자력에너지가 없다면 나라 전체가 암흑에 휩싸일 것만 같은 불안감도 든다. 하지만 13%라는 수치가 자아내는 위기감은 그보다 훨씬 약하다. 모두가 에너지를 조금만 더 아끼면, 나아가 거기에다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조금만 더 높이면 원자력에너지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CEA 측에서 말하는 31%가 아무런 근거 없는 거짓말은 아닐 수 있다. 원자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3% 혹은 28%라는 자료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그 자료들이 말하는 비중은 모두 다 전력생산량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난방용 에너지나 각종 이동수단에 활용되는 에너지들은 모두 다 제외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에너지가 활용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지만, 많은 이들이 ‘에너지 = 전력’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원자력에너지를 신봉자들은 바로 그런 점을 유효적절하게,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이용하는 것이다.
정치계, 경제계, 언론계에서 백분율을 각자 자기 의도에 맞게 재단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백분율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퍼센트 수치는 거리를 표시하는 절대적 단위인 센티미터처럼 취급되고 있다.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p)의 차이를 아는 이들도 많지 않다.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한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9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