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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6017229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9-09-0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난 반문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네가 어떻게 아니, 조니야? 인간이 뭔가를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니? 얘야, 우린 정말 이상한 세계, 특이한 문명 세계에 살고 있단다. 이 세상에서는 경찰이 악당 놀이를 하고 있고, 악당들이 경찰 업무를 보고 있지. 경찰관들은 설교자들이고, 설교자들이 경찰관들이지. 납세자들이 스스로 세금을 걷고. 악당들은 우리가 더 많은 돈을 가지길 원하고, 선인들은 우리가 그 돈을 가지지 못하게 용을 쓰고 있지. 돼먹지 않은 세상이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우리가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었다면, 우린 똥만 싸지르고 앉았을 거야. 그러면 화장지 산업에 인플레이션이 생기겠지. 난 세상이 그렇다고 본다. 그게 내가 들은 이야기의 핵심이야.”
조니는 깔깔거리면서 감방 바닥에 시가 꽁초를 떨어뜨렸다.
“아이고, 루 형. 형이 하는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 이런 식으로 형이 이야기하는 건 한 번도 못 들어봤지만…… 하지만 시간도 이제 늦었고…….”
“그래, 조니. 세상은 뒤죽박죽에다, 엿 같은 곳인데 유감스러운 점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거야. 왜 그런지 말해주지. 왜냐하면 아무도, 거의 아무도 이 세상이 틀려먹었다는 걸 모르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말세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걱정도 하지 않아.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너 같은 사람들이지. 사람들은 술 좋아하는 작자들에 대해 걱정하지.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쾌락만 쫓는 사람들 말이야. 쾌락을 쫓느라 남의 말은 결코 귀담아 듣지 않는 사람들…… 사람들은 너 같은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억누르려 하지.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압박은 더 심해질 거야. 넌 내게 왜 그런 상황을 다 알면서 계속 이런 일을 하냐고 물었지만 그건 설명하기 힘들어. 내 생각에 난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 같아, 조니. 예전부터 그래서 지금은 그대로 굳어져버린 것 같아. 이제 와선 어느 한 쪽으로 갈 수도 없고, 뛸 수도 없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가랑이가 찢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지. 딱 절반으로 찢어지는 거.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다야. 그러나 너, 조니. 넌 정말 옳은 일을 한 것 같다. 아마 이게 최선일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넌 더 힘들어 질 테고, 얘야, 과거에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있어.”
“나…… 난 잘…….”
“내가 그 여잘 죽였어, 조니. 둘 다 죽였지. 난 그런 짓을 할 수 없다고, 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은 하지 마라, 넌 날 모르니까.”
“난…….”그는 팔꿈치를 짚고 일어서려고 하다가 다시 누웠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루. 그래도 싼 인간들이었겠죠.”
“둘 다 그런 사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게 이유가 있긴 했어.”
멀리서 희미하게, 마치 유령이 야유하는 소리처럼, 오후 작업반의 교대 근무를 알리는 정유소의 기적 소리가 들렸다. 근무를 시작하는 인부들이 들어오고, 작업을 마친 교대조가 퇴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사람들은 도시락을 차에 던져 넣고, 차를 몰고 집으로 와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맥주를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고 나서 마누라와 한바탕 밤일을 하고……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살아가겠지. 한 아이가 죽고, 남자, 한 남자의 일부가 그 아이와 함께 죽지 않기라도 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