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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145
· 쪽수 : 130쪽
· 출판일 : 2014-08-0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림자 식사 ― 11
하늘에서 피워 올리는 꽃 ― 12
고무줄놀이 ― 14
서사시를 쓰는 저녁 ― 16
컵라면의 수증기 ― 18
가로등이 켜질 무렵 ― 20
키위 도서관 1 ― 22
키위 도서관 2 ― 23
키위 도서관 3 ― 25
키위 도서관 4 ― 27
고양이 발톱 ― 28
공중전화 박스를 나오며 ― 29
물결 ― 30
낡은 형광펜 1 ― 31
낡은 형광펜 2 ― 32
마른 빗방울 ― 33
추억은 붉어지고 ― 34
가스관이 묻힌 사거리 ― 35
이삭 줍는 여자 ― 36
소멸을 응시하다 ― 38
제2부
흉터 ― 43
악어의 턱 ― 44
지하철을 달리는 백호(白虎) ― 46
은사시나무전(傳) ― 48
전자렌지 속의 미루나무 ― 50
눈 속의 승냥이 ― 52
바다표범과의 거래 ― 54
뱀장어를 품은 탁상시계 ― 56
스모그 ― 58
미르를 만난 적이 있다 ― 60
천마를 위하여 ― 62
검은 소 ― 64
낙타 혹은 낙타 ― 66
토끼를 죽이는 방법―키보드 살인자 ― 68
문장의 변천사 ― 70
매화 ― 72
용접공 ― 74
돌고래와 여행하는 법 ― 76
방 속의 방 ― 79
삵이 다녀갔다 ― 80
제3부
같다의 안과 밖 ― 85
편지에게 쓴다 ― 86
어두운 상점의 거리 ― 88
마을버스 ― 90
실내 야구장 ― 92
토기 굽는 사람 ― 94
꽃피는 먼지 ― 96
숨겨진 계곡 ― 98
지상의 필라멘트 ― 100
목련시장으로 내리는 눈 ― 102
돌 위의 이끼 ― 104
망원경으로 관찰해야 하는 이유 ― 105
사원(寺院)에 핀 맨드라미 ― 106
호두나무 ― 108
풀씨 많은 흙길 ― 109
전구 ― 110
터널 ― 112
해설
김익균 돌의 무게로만 날아갈 수 있는 허공 ― 113
저자소개
책속에서
편지에게 쓴다
李君, 나는 지금 혼자라네
저기 거울 앞 헤어드라이는 여전히 냉정하네
면봉 위의 먼지들은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입고 나갈 와이셔츠를 빳빳이 세울 다리미와 분무기
그 어디에도 내 마음이 안주할 데가 없네
태풍은 북상 중이고 매미는
한여름의 태양 속에서 울고 있네
숙취로 늦게 일어난 아침
눅눅함이 수건에서 풍겨져 나오네
습기 때문이겠지 어젯밤 술에 취해
고장 난 탁상시계를 고치려 드라이버로
몇몇 나사를 풀었는데 다시 조립할 수 없었네
李君, 내 방은 한낮에도 형광등 불빛이 필요하다네
이렇게 출근하지 않은 아침
아무에게나 전화해서 사랑한다는
그 따뜻한 말 한마디 들려주고 싶었다네
이불을 걷을 때 뭉개져 나오던
귀뚜라미의 뒷다리에
내 눈은 왈칵 살가움 느꼈네
죽고 싶다거나 외롭다는 말은
구겨지기 쉬운 담뱃갑의 모서리처럼 순간적이었네
어느 날 사무 일지를 쓰며 이 익숙한 단어들의
문자가 맞는지 확인해 본다네
가끔 세상과의 관계가 참으로 낯설다네
李君, 태풍은 위액을 휘감고 북상 중이라네
하늘에서 피워 올리는 꽃
벚꽃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
움켜쥐려던 손들이 비틀린다
벚꽃이 질 때의 일이다
왕벚나무를 빙빙 돌던 개가 벚꽃을 향해 짖는다
방금까지 있던 노란 중앙선이 사라진 후의 일이다
벚꽃을 뿜어내려고
왕벚나무는 엔진을 가동하여
작열하는 불꽃을 피우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늘에서 피워 올리는 꽃이
도로를 가득 메운 날
가슴에서 타오르던 냄새
아스팔트 수증기 사이로 보이는
하얀 꽃들이 질 때의 일이다
하늘을 휘감고 오르는
휘발유 냄새를 따라 길이 열리고
심장이 외출 나와 킁킁 사라진 길을 맡는다
벚꽃을 한번 뒤집어 보는 것이다
두런두런 하관(下官) 위의 흙이 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