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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282
· 쪽수 : 125쪽
· 출판일 : 2014-11-2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자몽 ― 13
웅크린 계단 ― 14
사월 ― 15
일요일 밤 모스부호 ― 16
누가 다녀갔다 ― 18
경침(莖針) ― 19
반사경이 있는 사각지대 ― 20
사이프러스의 긴 팔 ― 22
밀봉 ― 24
비가 오면 정글로 간다 ― 26
경마공원을 지나다 ― 27
검은 석고상 ― 28
봄, 보다 ― 30
보리밭이 보이는 언덕 ― 32
오늘도 무사히 ― 34
제2부
스크래치 ― 37
네 번째 느낌 속의 잠 ― 38
장미 목책 ― 40
눈먼 도시로의 귀환 ― 42
막다른 곳의 벽화 앞에서 ― 44
서커스 ― 46
미라의 숲 ― 48
극에 베이다 ― 49
새들의 절벽 ― 50
물의 텍스트 ― 52
안개에 들다 ― 54
완벽한 잠 ― 55
묵시록 ― 56
제3부
blood moon ― 63
도플갱어 ― 64
차가운 그늘이 왔다 ― 66
월미도 ― 67
보나르의 식탁 ― 68
비의(秘意) ― 70
셰에라자드의 불면 ― 72
한밤의 다나이드 ― 74
뿔 ― 75
모계사회 ― 76
꽃이 피다 ― 78
그물 ― 80
열탕법 ― 81
외출 ― 82
지하주차장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 84
제4부
카운트다운 ― 87
출항주의보 ― 88
빨간 모자를 썼다 ― 90
즐거운 데이트 ― 92
파열 ― 93
심야의 애드벌룬 ― 94
돌꽃에 이는 바람 무늬 ― 96
원곡동 ― 98
검은 책을 읽다 ― 99
항해일지 ― 100
부메랑 ― 102
나도 모른다 ― 104
횡단보도를 건너는 새 ― 106
꽃게가 집어 올린 골목 ― 107
붉은 섬으로의 초대 ― 108
케냐AA ― 110
해설
김종훈 조리개를 오래 열어 찍은 사진 ― 112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 번째 느낌 속의 잠
계절은 구멍이 비대칭인 누에섶 격자무늬 사이로 지나갔다
날짜를 놓친 옹이 무늬에서 나이테를 풀거나 되돌아가는 시간을 거꾸로 감았다
생사를 뽑고 있던 여자가 고치 한 개 던져 주었다는 나의 태몽,
누가 내 머릿결을 쓰다듬으면 밤낮 구분 없이 잠만 잤다
세 번째 잠에서 시작된 초경
나는 어둠을 뒤집어쓴 나와 웅크려 앉아 있었다
네 번째 잠으로 들어가는 굽힌 무릎을 잃어버린 채
떨어지는 곧은 머리카락은 원형을 복원하며 휘어졌다
꿈을 복원하려고 웅크린 몸은
둥근 공간에 음지를 들여 젖멍울을 길렀다
네 번째 잠에서 누에 머리처럼 움직이는 손끝으로 수음을 했다
하초에 뜨개질한 뽕잎 크기의 왼 손바닥이 몸 밖에서 그림자로 자라났다
잠 밖으로 나선 나는 느낌 안에 갇혔다 빠르고 격렬하게
사람들 목소리가 고막을 눌러 댈 때마다
그림자는 매번 다른 모양으로 찌그러졌다
그때부터 애인들이 다가와 오늘 밤엔 누구와 자느냐 묻기 시작했다
외출
신열과 통증으로 누워 있는데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수컷을 받치고 있는 암컷의 등이 둥글다 안간힘으로 버티다 기울어지는 수컷
기울어지는 햇살을 두꺼운 커튼으로 가린다 커튼의 감정을 뺀다 수컷이 죽었으므로 의미였고 기호였던 새장을 창틀에 올려놓는다
옥상에서 뛰어내린 바람이 어지럽히는 허공
놀란 새가 허공을 가로지른 횃대와 비좁은 창살을 오간다
십 년 만에 문이 열린다 창살을 놓친 새가 가까스로 화살나무 붉은 가지를 붙든다
이 꽃은 금슬이 좋으면 많이 핀대
친구가 선물한 사랑초 가느다란 줄기가 비틀려 있다
땅에 묻은 죽음은 사소해질 것이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는 죽은 떡갈나무를 본 적이 없다
죽은 새가 두루마리 화장지에 둘둘 말린다
보풀이 일어난 갈색 무늬 흰 카디건을 걸친다 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