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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404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5-09-23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잔수 결빙 13
너희들의 거처 15
투명우산 17
고흐의 빗빛 19
나 홀로 브런치 20
백 투 더 패스트 21
서울 까치 식이요법 23
몽당비누 거품으로 24
발길 조심 25
넷째 우산 26
붓꽃이 아냐 27
길모퉁이 빵집에 가고 싶다 29
포커페이스 31
제2부
고슴도치 두 마리 갈 곳이 없다 35
어제 속으로 37
아무 일도 없다는 듯 39
지상에 없다 40
허공에 독을 타라 41
나도 짧게 이별할 수 있다 43
우산 쓴 청개구리 45
자이언트 46
지나갈 수 없는 산길 47
맨땅이 왠지 편하다 49
대공원 입구에는 나이가 없다 50
뮤즈의 제단 51
중력 53
제3부
천국식당 57
세월의 묽은 풀 58
시동 끈 트럭 한 대 60
쇳덩이가 울고 있다 62
겨우살이 63
하늘이 서 있다 64
바다는 더 이상 시가 아니다 65
누군가 가지런히 파를 썰고 있다 67
세레스의 정원 68
세상의 언저리에 머무는 것은 70
제4부
달빛 흉터 79
달빛 기피 외상 증후 81
천 개의 너트 83
잠꾸러기 사랑 84
십일월의 등짝 85
또 야단나겠다 86
새벽 다섯 시 88
마낭리 임마누엘 처치에 가다 89
오늘은 참새 91
호스 앤 호스 클램프 93
봉애 누님 95
이 세상 가장 짧은 정지 96
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 97
해설
신진숙 _ 상실 이후 세상의 詩가 시작되었다 99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빛 흉터
바닷가 찬바람은
깨진 거울을 생각나게 하지
물이랑 위로 튀어 오르는
달빛 수천 조각이 내 눈구멍을 파고 있어
달무리에 싸인 저것
소주 한 병 동무하다 바위틈에 내던진
성게 껍질 뒤집힌 속인 듯
방파제 때리다 저 먼저 박살난 파도
낙하 직후인 듯
바닷가의 초봄 추위
해피엔딩은 그다음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 것이지
이제 웬만큼 멍들었고 그다지 심란하지 않으므로
달빛 주술사에게 조용히 건배
아니, 저것은 첫아이 볼에 난
화상의 흔적, 돌이킬 수 없고 지울 수 없는 것, 그뿐일 것
달이 찰수록 짙게 돋아나는 흉터
빛에 난 상처가 자라고 있어
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
순천만 습지에는
죽어도 아름다운 것들이 떼 지어 살고 있다
먼 곳을 오래 품어서
머리 조아려 바람의 길을 열어서
비로소 꽃이 피는 것, 아니 하얗게 새는 것
그런 갈꽃, 잠깐 내려보다가, 세 그루 연속 쪼아 대고 있다
찍는 소리보다 이후 떨림이 더 멀리 퍼져 가는
초저녁 동천에 구멍을 내고 있다
꽉 막혀도 텅 비어도
울림은 시원찮아, 땅끝에 가장 어울리는 소리통은
까막딱따구리가 쾌속 연타로 쳐 대는 벼락 맞은 은사시나무
살자고, 아니 다시 태어나자고, 애벌레가 파먹은 나무 속 어둠
썩은 자리 찾아 타진(打診)하고 있다
일침에 일침, 상처에 상처, 온 머리가 흔들려도
너에게는 두통이 없다
겨울의 심장, 후회 없이 찍어 댈 줄 아는 까닭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