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590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0-01-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산티아고 영감이 사자 꿈을 꾸는 새벽
있지요 - 11
빗길은 엇길 - 12
오늘이라는 우연 - 14
섬 - 16
발견 - 18
까마귀처럼 가라 - 20
오늘 부는 바람은 - 22
후렴 - 24
물리적 - 26
귀때기 선생 - 28
보리밭 섬에 갇히다 - 32
146길 18, 새벽 2시 - 34
산티아고 영감이 사자 꿈을 꾸는 새벽 - 35
제2부 비대칭
그림, 자 - 45
그, 림자 - 46
날마다 그 언저리 - 48
몽설 - 50
수정 후 재심 - 52
문법 - 54
직전 - 55
그것 - 56
목격자 - 58
삼천포로 빠지다 - 60
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 - 62
오디, 어디, 하지 - 64
첫 혀끝 - 66
비대칭 - 68
숨 - 70
제3부 집밥의 왕자
굿애프터눈, 내 사랑 - 73
굿이브닝, 내 사랑 - 74
굿나잇, 내 사랑 - 75
굿모닝, 내 사랑 - 77
집밥의 왕자 - 79
아침 고요 - 86
거울 - 88
돌아누운 도토리같이 - 89
느티나무 집 - 90
콜로세움 - 92
숫돌 - 94
마법의 시간 - 96
제4부 봄나들이 지침서
취객 - 99
초하 - 100
까악 - 101
불리 - 102
음음음 - 103
각주에 대한 미주 - 104
술 마시면 공초가 생각나고 - 106
장터 국밥집 1번 식탁의 마법 - 108
싸이키 센서 - 109
의사 나리에게 - 112
세상 저편의 개 - 114
마조히스트 사랑 - 116
최근의 여자 - 118
돈은 시다 - 120
봄나들이 지침서 - 122
해설 전해수 발견의 시학 - 독(獨), 유머, 일상의 형이상(形而上) - 124
저자소개
책속에서

발견
붉은
유리 조각이
날 잡아당긴다
깨진 것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은 적이다
깨진 가장자리에서
빛이 화살을 날린다
깨져 날이 선 것
둥지를 떠나 예각이 드러난 것
그리하여 둥글게 마모되어 가는 것
부르는 대로 불리는 것이
사물의 운명이다
네 잎 클로버는 책 속에 버려졌다
이제 다가갈 수 있다
누군가의 손바닥에
뭐냐고 물을 수조차 없는 아름다움으로
놓일 수 있다
외론 책방의 꽃병이었는지
성당 색유리에 조형된
막달라 마리아의 손등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궁금하지 않다
산산조각 나기 전은 없다
날 선 기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겨울 바다 모래톱에 비죽 솟아 있는
유리 조각, 붉은
당김 ***
까마귀처럼 가라
가지에서 가지로
까마귀처럼 가고 싶다
나를 보내는 너의 시각에서
가도 가도 풀밭인 곳으로
정처 없이 걷고 싶다
너의 중심을 떠나
한 걸음에 풀 서너 포기씩
나의 중심도 풀 서너 포기에 한 걸음씩
뒤에 남겨 두고
농담이 살아 있는
수묵화 속으로 배어들고 싶다
끝없이 이어지는 풀, 풀
풀 곁에 풀로 걷고 있다
네 이름을 부르니 풀벌레가 날아간다
네 손을 잡으니 풀씨가 흩어진다
시작이 없어서 끝이 없는,
이곳이 사막이라면 풀은 모래다
이곳이 바다라면 풀은 물이다
내려놓기에는 그만인 이곳
먼 산이 자꾸 낮아진다
세상의 모든 것이 풀 높이로 내려와
허공에 밑줄을 긋는다
가도 가도 싱겁게 푸른 십 리에서
난, 드디어 아무것도 아닌
나일 수 있을 것,
이렇게 가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