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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473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5-11-09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밥격 13
금초자 14
으악새 15
삶의 명제 17
삼수갑산 18
부럼 19
오만 원 20
굴욕 21
발자국 23
반 평 24
리어카 25
향기 27
상처 29
동춘이 30
시 같지 않은 시 31
제2부
똥 35
사람 36
밤에 37
불행에 대하여 38
돌잡이 39
낙산에서 41
속울음 42
바퀴 43
방충망 44
아스팔트도 자연이다 45
밥 46
나의 기도 47
목숨 걸고 48
청춘백서 49
제3부
비 53
무덤 앞에서 54
나무 55
산 너머 56
어미 57
밥 58
새 59
가을밤 60
매미 61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63
벗이여 64
고향 열차 65
봄 66
돌섬 67
디카 68
제4부
약속 71
토끼와 거북이 72
껍질 74
산무당 76
침묵 77
샐러리맨 78
서울에 79
버스를 기다리며 80
황금박쥐 81
드라마 82
또 하루 83
증거 84
순남이의 여름 85
생업은 소중한 것이여 86
시여! 88
해설
맹문재 _ 가족의 시학 8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밥격
내가 오늘의 점심메뉴로
800원짜리 또 컵라면을 먹든
8,000원짜리 불고기백반을 먹든
80,000원짜리 특회정식을 먹든
밥값에 매겨진 0의 갯수로
제발 나의 인간자격을 논하지 마라.
그것은 식탁 위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입과 혀를 교란시키는 한낱 숫자일 뿐.
식도의 끈적끈적한 벽을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앞대가리 8자들은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소장에서 대장에서 직장으로
울룩불룩 창자의 주름을 빠져나갈 때
나머지 그 잘난 0자들도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밥격과 인격은 절대 친인척도
사돈에 팔촌도, 이웃사촌도 아니다.
무덤 앞에서
잔솔나무 빼곡한 산 아래턱
양지바른 자리는 용케 잡았소.
구색은 갖춥네 봉분 앞자락에
매끔한 흰 비석도 하나 세웠소.
논밭갈이 자식갈이에 일평생
등날 퍼런 농투성이 張三李四로
이름 석 자 흙 속에 묻고 살더니
죽어서야 몸뚱이도 땅에 묻었소.
이생 등진 관 속에도 세월은 슬어
베옷 동인 육골은 이미 썩고 삭고,
철따라 무덤가에 들꽃 향기 그윽해도
고향 떠난 자손들 낫질 끊긴 지 오래.
바람 불어 뗏장이 어질러진 밤이면
뒷산 칡넝쿨 사납게 얼크러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