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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886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16-08-24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물1-결
얼음골에서 견디다 13
나비의 창세기 14
허공의 어부 16
탄천의 징검다리 18
바람의 시제 20
해우 22
어둠의 결 23
쇼 25
튀기 27
어느 하루의 음계 29
뭉치 31
인력의 덫 33
제2부 그물2-필
너 37
백자를 품다 39
흑장미 41
곱사등이의 노래 43
필 45
성소 47
가슴에 기포가 돋다 49
버드나무의 눈빛 52
틈 54
일주문 55
오래된 사월 57
겨울장미를 위한 송가 59
제3부 그물3-마디
마디 63
뼈 66
방울의 생태 68
코멜리나 70
자전거 타기 72
비포 앤 애프터 74
데자뷰 76
지중해에서 변이하다 78
툇마루 80
알츠하이머씨의 집 82
우조도雨鳥圖 84
발가락이 길다 86
제4부 그물4-강
강 91
입춘, 구룡마을 93
시산제 95
태양족의 제의 97
夢遊胡蝶圖 99
나미브의 양서류 101
까보 다 로까 103
그의 이름은 볼라벤 105
해맞이 107
흑해에서 사르다 109
와인 파티 111
화천호의 그녀 113
그 여름의 모자 114
제5부 그물5-동동
딩아돌하 117
신처용가新處容歌 119
천년 묵은 달아 121
가야 여인 123
동동 125
공무도하 127
신구지가新龜旨歌 130
신배비장전新裵裨將傳 132
첨성瞻星 134
나라 글 집 136
알함브라 138
해설
유성호 시원始原과 몸의 탐구를 통한 형이상의 존재론 140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람의 시제
그가 개구리처럼 나의 등에 앉아 있을 때,앞발로 몸속의 줄을 뽑아내어
그의 뒷다리에 묶어 허공 속으로 점프시킨다
일렁이는 헛개나무 가지에 줄이 걸쳐지면
고공 줄타기하듯 건너간다
뒷발로 엉덩이 쪽의 줄을 당겨본다
검은 허공 속의 낡은 그물집이
낚시 바늘에 걸린 폐어망처럼 출렁거린다
그의 배설물로 짠 유령의 집 같다
그가 흙먼지를 일으켜 세운 흔적의 집,
그가 안개를 헤치고 세워야 할 무상無相의 집,
그 사이가 나의 궤도임을 알고 있다
리프트처럼 흔들리는 그물집이
그가 내게 준 선물이다
두 집 간에 난기류가 일어나서
디딤판에서 떨어지면, 사지가 줄에 묶인 몸은
거열 형벌처럼 조각조각 찢어지고 말겠지
별의 형상으로 태어난 꽃이
망설임 없이 그에게 몸을 던지고
씨방 속에서 꿈을 키우듯이,
내가 던진 수많은 줄들을
내가 매단 수많은 룽다風馬들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겠지
허공에 걸쳐진 별들의 해먹이
밤마다 내 몸을 몽유케 하겠지만,
죽어서도 내 혼이 그곳에 깃들지 못하겠지만
그가 부를 때는, 즐거운 몽상의 믿음으로
오늘도 어제처럼 줄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