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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692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18-05-0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벽의 자세 13
나의 여동생에게 15
완벽한 발자국 16
뿔 18
고양이면 다 된 거지 20
뺨이 길어지는 오후 22
사소한 애인 24
스키드 마크 27
낙법 28
소매의 영역 29
달콤한 독백 30
제2부
구름 열매 능력자 35
몽돌 요람과 무덤 36
장미가 준 바닥 38
절벽의 섬 40
누군가의 병 41
주술적 비 42
내 귀에 못 하나 생길 무렵 44
방아쇠 없는 세계 46
숨이 붉어지는 방 48
신호등의 뺨 49
촌년의 은유 50
죽지 않는 여름 52
무기명 애인 54
제3부
둥지가 없는 것들 59
젖은 얼굴 60
끝내 잊기 위한 것 62
탄피수 63
이팝나무에 비 내리면 64
짐승으로 66
상자의 유언장 68
물푸레나무 언덕 70
혈변 71
곡성哭城 72
부엌은 힘이 세고 74
첫눈의 소실점 76
제4부
사자바위 81
버블 슈터 82
도축의 습관 84
이불집 86
방관자들 88
거문도 운지법 90
장마 92
매화가 필 무렵 93
잉어의 시간 94
용굴 96
발가락에 힘을 줄 때 98
청혼 99
어떤 여행자 100
해설
황정산 낮은 곳의 언어와 자세의 시학 10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짐승으로
당신의 바닥은 끝없이 배열된 건반
엎드려 울기에 좋았다
악보 없이도 무덤에 가깝고
무덤 없이도 음악에 가까운 악기,
그것은 당신의 등이었다
발목이 부서지는지도 모르면서
무언가를 전개하려고 할 때
상한 보도블록에 비가 쏟아졌다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다시, 구름이 되는 비
당신은 짐승이 털을 털듯이 허공을 견뎠다
눈보다 등을 미리 보는 일
다치지 않는 빛을 보듯이
물먹은 가로수가 그림자를 길게 뻗는 저녁,
젖은 머리칼 냄새를 맡으며 우리는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성한 곳도 없는 표정은
가보지 않아도 미리 알아버린 지도였으므로
가장 물기 없는 형식의 체벌이라 믿기로 했다
물속의 손금이 보였다 나뭇잎이었다 물결도 능선을 가지나,
사람의 등줄기에 잔주름을 긋는 폭우
바닥은 자신이 과녁인 양 활시위를 켰고
빗소리는 견디도록 엎드려 흘렀고,
우리는 짐승으로 전개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