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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방울 슈퍼 이야기](/img_thumb2/979119341230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41230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03-15
책 소개
목차
1장 잊지 말아야 할 이름
방울 슈퍼의 탄생
방울 슈퍼의 전설들
방울 슈퍼와 도둑들
동전 명당
사브레의 권력
띠부띠부씰의 권력
이상한 왕따의 짝궁
최고의 콤비 플레이
이웃하는 적
미니쉘, 없는 마음도 고백하고 싶은
천 원의 힘
방울 슈퍼 아줌마의 과거
2장 장대비가 내리는 세상이라도
마을의 공포
왜 수프가 배고픈가
닭다리를 먹지 않는 이유 1
라면 먹고 갈래?
큰아버지의 저녁
자유시간
추운 눈물의 맛
영혼의 탕수육
눈물을 닦아 주는 맛
이제 아버지는 날 깨우지 않는다
기꺼운 타인
장범준과 할아버지의 바다
3장 내가 사랑한 풍경
이상한 자존심
닭다리를 먹지 않는 이유 2
머리맡 요구르트 두 병
최후의 배후
여수 촌놈들과 제자들
병철과 나
후생은 없다
외롭지 않냐?
빼빼로거나 삐에로거나
과자 한 봉지만 한 희망
격포에 가면 스승이 있다
4장 내가 끝까지 살아낼 삶의 이름들
엄마처럼 살겠다
오징어 로맨티스트
가장 큰 도둑
아내의 취향에 대하여
아폴로, 추억의 다른 이름
부라보콘 두 개 먹는 날
아내의 크리스마스트리
불효자는 울지 않고, 옵니다
내 인생의 홈런
희망의 문을 닫지 않는 사람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할머니들과 아이들이 붐비는 곳이라 사건 사고도 많았다. 하루는 설란이가 막걸리 병뚜껑을 손가락으로 구멍을 다 내 놨다. 예전엔 막걸리 병이 종이로 막혀 있었다. 무려 막걸리 한 짝에 구멍을 죄다 낸 것이다. 슈퍼집 여자는 그날이 몹시 난감했다고 한다. 구멍 뚫린 막걸리는 다시 팔 수 없기에 물어내라고 해야 했다. 그런데 어른 체면이 있지 않은가. 애가 한 짓을 가지고 받기도 뭣하고, 체면을 지키자니 막걸릿값이 울고, 여수 사투리로 이러코롬도 저러코롬도 못 하고 있었단다. 그때 설란이 할머니가 나타나 막걸리 한 짝 값을 지불하며, 전설처럼 한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다 마실 때까지 아무도 못 가.”
―「방울 슈퍼의 전설들」
막상 소풍날이 오면, 과자가 빛나지는 않는다. 이유 없이 좋고, 굳이 뭘 하지 않아도 좋다. 좋은 것에 이유를 묻는 건 어른이고, 좋은 것에 이유조차 모르는 게 아이이다. 그리하여, 비슷한 과자를 먹어도 특별하게 달달한 하루가 소풍이다. 사실 소풍은 어떤 걸 먹었느냐, 어떤 곳으로 갔냐가 아니다. 그냥 소풍 자체가 소풍의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소풍은 봄과 같다.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브레의 권력」
방울 슈퍼는 참으로 많은 도둑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코흘리개부터 다 큰 어른까지 범죄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좋은 곳이었다. 때문에 슈퍼집 여자는 매의 눈이 되어야만 했다. 도둑놈들의 취향은 늘 한결같았다. 부산스러운 봉지 과자보다 초콜릿을 선호했다. 초콜릿은 질적으로나 미적으로나 도둑의 마음을 훔치기 좋았다. 달콤한 유혹이었을 것이다. 하여, 초콜릿류는 슈퍼집 여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비치되었고, 개수까지 세어 놓았다. 그런데도 가장 많이 도둑맞는 건 언제나 초콜릿류였다.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도둑들의 취향은 미니쉘이었다.
―「미니쉘, 없는 마음도 고백하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