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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784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8-07-02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사소하거나 거룩한 11
시詩 12
기억의 변증법 14
내 사랑이 그렇다 16
아내 20
나를 거두는 동안 21
다시 사랑을 22
그 꽃 28
등불 29
희망 30
낙엽 한 장 31
나에게 묻는다 32
나는 나 34
겨우 천 년 36
우는 여자 38
인생 40
섯! 41
슬픈 너울 42
운명 44
인간들 47
천사 가젤 48
별리 50
제2부
엄마의 집게 53
펌프의 꿈 54
일체유심조 56
코끼리 똥 57
동물 학교 관람기 58
경배 61
아비와 벚꽃 62
어머니의 밥 64
아버지의 밥 65
누이의 밥 66
나의 밥 68
가시걸음 69
함께 살자 72
혁명 74
달인이 되려면 75
길 76
이것이 운명 77
가뭄 78
소리를 본다는 것 79
아버지와 사탕 80
태백산맥 81
똥꽃 82
영원이라는 거 83
제3부
탄생 87
와삭! 88
사과의 얼굴 90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이유 91
아이들 세상 92
절반의 여유 93
맨발 94
말 95
안내견 복실이 96
나무가 된 누렁이 98
아름답다는 거 100
그 여자 102
날아라, 꽃아 103
성자 104
경계에 서서 1 105
경계에 서서 2 106
별 107
사막의 장난감 108
늙은 토끼 109
엄마가 없는 집 110
사랑 111
그대 앞에서 춤을 112
해설
임우기 자재연원의 시 113
저자소개
책속에서
섯!
우리를 숨죽이게 한 건 3·8선이 아니었다
검문하러 올라온 총 든 군인도
검게 탄 초병들의 날카로운 눈빛도 아니었다
기찻길 건널목에 붉은 글씨로 써놓은 말 섯!
그 말이 급한 우리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두 다리로 짱짱히 버티고 서 고함을 지르는 섯,
그 뒤엔 회초리를 든 호랑이 선생님이
두 눈 부릅뜨고 서 있는 것 같았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커다란 방점이 떠억 하고 찍혀 있는 것 같았다
멈춤 정도야 뭐 말랑말랑한 말로 느껴질 뿐이었다
섯에 비하면 정지나 스톱 같은 말도 그저
앙탈이나 부리는 언어로 느껴질 뿐이었다
남에서 올라온 내 발 앞에 꽝,
대못을 박고 가로막는 섯!
그 섯 가져와 자살 바위 옆에 세워두고 싶었다
그 섯 가져와 기러기 떼 날아가는 노을 속에
슬그머니 척, 걸어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