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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1734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2-06-23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서시 1
서시 2
서시 3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맺음시
발문 : 수정판 『붉은산 검은피』 출간에 부쳐_최원식
간행의 말_임우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아비들이 이승의 악연으로부터 해탈하기를 염원하는 오봉옥 시인-박수의 기도가 간절하다. 이 기도는 또한 죽은 아비들의 혼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꿈꾸는 시인의 것이기도 하거니와, 아비들과 시인이 함께 자유로워지는 이중의 해방에 조건이 있다. “민중세상 다왔다고” 강력하게 암시하듯 자유롭고 평등하여 온 인민이 우애하는 후천개벽의 새 세상이 관건이다. 요컨대 이 땅에 지상천국을 건설하는 일이야말로 망자를 천도하는 첩경임을 선언한 것이 이 장시의 눈동자이던 것이다.
— 「발문」 중에서・최원식(문학평론가)
차라리
차라리 들리지나 말 것을
우금치 마루에 질척이는
흰옷이여
붉은 피 서리를 두르고
풀마다 잎잎이 늙어버린 청산이여
까마귀가 나이 어린 동학군 눈깔을 쪼다가
까악까악
끝내는 살점을 토해내는
몸서리치는 밤이여
죽은 넋이 어데 가서 잠들리오
강가에 숨을 멈춘 꽃들도 얼었는데
죽은 눈이 어데 가서 감기리오
저녁 새도 날지 못하고
절룩절룩 곡을 하는데
눈썹달이 먼발치서 떠서는
차마 보지 못하고 먹장구름 속으로
고개 돌리고 말았는데
아, 죽은 입이 무엇을 더 말하리오
(「서시 1」 부분)
해방이 뭣이다요
실머리 엉키듯 질질 끌려나간
징용 간 범팽이 석만이가 돌아와서
둔동아짐이 북간도에서 돌아와서
아니 판옥이 성님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안 죽고 살아왔당께 고것이 해방이요?
어이 마시 자네는 김상이 아니고 김씨인 거여
그리여 그렁갑네 이 작은 마을에도
실머리 감듯 질질 돌아온 사람들이
태극기도 봤다 하고
동해물과 백두산을 부르고 난리다는디
고런 것이 해방이다요
나 참, 창자를 쥐어뜯는 서러움은
언제나 해방이 될까잉!
(「서시 2」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