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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가라사대

청진기 가라사대

김연종 (지은이)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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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가라사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청진기 가라사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807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8-07-23

책 소개

시작시인선 266권. 2004년 「문학과 경계」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연종 시인의 시집. 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출간 이후 존재의 근원성에 대한 시인의 심미적 탐구의 깊이가 한층 완숙해진 이번 시집은 생명의 본질을 시적 사유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상상 플루

병명이 없는 변명 13
상상 플루 14
Vertigo 15
가면 우울증 16
사소한 징후들 18
자가 진단 19
문진問診 20
요요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비만 클리닉에서
누와 악어의 눈물의 염분 농도 차이 분석 22
통증 클리닉 24
불면 클리닉 25
인턴 X 26
명의 28

제2부 슬픈 年代

눈먼 인형 33
구의역 9-4 34
슬픈 年代 36
Hopeless 39
명품관棺 40
알바 천국 41
전두엽 축제 42
설레는 피안 45
데스홀릭 46
자살토끼의 생환 48
살인의 추억 49
네이키드 포스트잇 50
청진기 가라사대 52
뇌물 한 상자 54

제3부 망상의 앙상블

페이스 오프 59
환상통 60
똥의 생성에 관한 경험론적 고찰 62
사도마조히즘 63
가족의 재구성 64
무모한 무모증 66
메노포즈 67
파경破鏡 68
명왕성에서 온 스팸메일 69
환생을 위해서는 환승해야 한다 70
악수 72
폭발하는 우주를 본 적이 있다 74
망상의 앙상블 76

제4부 Exit

사라진 명왕성을 위한 에스키스 79
태초에 여백이 있었다 80
세 시와 네 시 사이 82
잠 못 드는 푸코를 위하여 83
허리띠를 조르다 84
이식론論 85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86
그리하여 침묵 88
시술詩術 90
Exit 92
문지방 연대기 94
코끼리 무덤 96
싱크홀 98

제5부 카우치에서 길을 묻다

카우치에서 봄을 읽다 101
카우치에서 이를 뽑다 102
카우치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104
카우치에서 어머니를 만나다 105
카우치에서 우물에 빠지다 106
카우치에서 하늘을 날다 107
카우치에서 친구를 만나다 108
카우치에서 별을 쏘다 109
카우치에서 눈을 맞다 110
카우치에서 춤을 추다 111
카우치에서 영화를 보다 112
카우치에서 길을 묻다 114
카우치에서 시를 읽다 115

해설
권성훈 보로메오 매듭과 해부학적 시학 116

저자소개

김연종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2년 광주(光州)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2004년 『문학과 경계』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 『청진기 가라사대』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극락강역』이 있고 산문집으로 『닥터 K를 위한 변주』가 있다. 한미수필문학상과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제3회 의사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고 2022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지원사업인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되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한국의사시인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모임 <작당> 회원으로 활동 중이고 현재 의정부에서 내과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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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청진기 가라사대

또 한고비 넘겼다고

클라이맥스 지나 맥시멈 리스크 지나 고요는 찾아온다 발작 후 수면처럼 길고양이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구름의 균열을 틈타 아침 햇살이 창문 틈으로 잠입한다 블라인드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 벌기일 뿐이다 수면제는 밤의 길이만 저만치 늘려 놓았다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구조대는 정시에 도착했다 악몽이란 수돗물에 씻겨 내려갈 소문에 불과하다 고독사는 그늘을 먹고 자란다고 단골 의사처럼 투덜댔다 나쁜 습관을 문 밖에 내다 버리고 조석으로 햇볕의 양을 조금 더 늘렸다 강박처럼 손을 씻었지만 씻을 수 없는 고독이 무럭무럭 자랐다

더는 가망이 없다고

개장과 동시에 문을 닫았다 테이블 데스를 피한 것만도 천만다행이었다 깨진 접시로 복이 들어온다는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뒤집힌 세월에서 모조품 같은 뼛조각이 발견되었다 병명이 적힌 명찰 뒤로 활력징후가 흔들린다 코드 블루가 반복해서 떠오른다

수술 부위는 잘 아물었다고

번호표를 뽑지 않은 사람이 먼저 길을 떠났다 서가에 꽂힌 죽음이 두려워 시도 소설도 읽지 못했다 서둘러 갈등을 봉합했지만 시詩의 핏자국은 그대로 남아있다 벽화에 그려진 이별이 두려워 난도 애완견도 기르지 못한다 죽은 새의 가슴에서 돌덩이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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