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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130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2-05-0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닥터 K를 위한 변주 12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14
슬픈 방독면을 뒤집어 쓴 주치의의 궤변 16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 17
비만을 치료하는 비만의사 18
눈물 도둑 20
자연과 안락 그리고 동의에 관한 시퀀스 22
죽음 또는 주검에 관한 어떤 기록 24
그는 플라스틱이다 26
尖端喪家 28
청부 살인 30
줄무늬 고양이 31
아나토미 33
닥터 피쉬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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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얼음 심장과 술에 찌든 간으로/ 그는 오늘도 현장을 재촉한다/ 블루칼라의/ 넥타이 같은 청진기를 목에 메고/ 안경 밖의 세상을 조명한다/ 버림받은 고양이의 울음소리만/ 시멘트 바닥 같은 흉곽의 동굴에 나뒹굴고/ 핏기 없는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다물었다/ 청진기를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하는 그, / 얼어버린 심장과 딱딱한 폐는/ 이제 더 이상/ 그의 삶의 지폐가 아니다/ 실핏줄 같은 병력들을 모아/ 동맥의 바코드로 정리하고/ 오늘도 그는 무당처럼/ 주문을 외워댄다/ 올무에 걸린 들쥐들이/ 바르르 몸을 떤다// K가 고양이처럼 발광한다/ K가 쓰디쓴 토물을 닦고 있다/ K가 흩어진 간을 주워 담는다” ----[닥터 K를 위한 변주] 전문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의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至上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선서를 마친 히포크라테스가 컴컴한 방에서 차분히 옷을 벗고 마음 놓고 발작한다 선서 때마다 발작이 도지는 그는 다시는 거짓맹세 따윈 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발작 후 수면처럼 그는 또 나른해지고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눈을 흘긴다 옷 속에 깊이 파묻혀 있던 무의식이 발작 중에 슬그머니 발목을 빠져 나와 거리의 악마와 동행한 것이라 짐작한 히포크라테스가 또 다시 히죽거린다 세상에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출현한 집단무의식의 신종 바이러스들이 졸고 있는 그의 내면을 일으켜 세워 의식의 자판을 두드린다 처음 선서를 시작하던 시절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조류독감, 치료제가 전무한 신종 인플루엔자, 수족이 변형된 수족구병과 만나기 위해 빙의의 컴퓨터 이 곳 저 곳을 배회하며 접신을 시도 한다 발작의 촛대를 찾지 못한 촛불들이 모니터 주위에서 깜박 거린다 발작만이 그에게 위무의 백신이요 항바이러스제요 세상에 대한 면역이다 발작은 여전히 계속되고 매일 새롭다
히포크라테스는 오늘도 히스테리 발작중이다”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