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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514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9-10-2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대에게 13
낙숫물 소리 14
장대비로 씻어내라 15
페르가나 분지 16
좌판의 무게 18
새벽 비질 19
건조주의보 20
경계 21
누쿠스 처녀 22
류다의 일기 24
자폐증 25
울지 않는 닭 26
제2부
겨울 가고 29
나우르즈 30
까치발로 다가오는 봄날 31
공복 32
비둘기의 봄 33
허기진 봄날 34
안부 35
고려인 한식 36
삼월에 내리는 비 37
비 오는 날 38
석류꽃 39
시장 사람 40
가지 끝에 걸린 봄빛 41
사월 없는 사월 42
쯔가니의 일기 43
오월의 공원 44
따힐의 둘째 아들 소식 45
바람의 발자국도 못 봤다 46
제3부
버둥대는 여름 49
샘 50
숨 막히는 한낮 51
칠월의 딱지 52
양떼와 한 마리 개 53
당나귀 울음 54
보고 싶다 55
눕히다 56
목화밭 57
제4부
노동의 가을 61
야단났다 62
가을의 물기 63
낙엽의 거처 64
생의 냄새 65
무지개 66
가난을 버무린 목화밭 67
인력시장 68
이런 게 삶인가요 69
당나귀의 추억 70
가래톳 서는 그리움 71
가을이 지다 72
제5부
이월 75
흐린 계절 76
눈밭에서 77
그립다 78
보드키나 거리 79
바람 부는 날 80
도시 변두리 82
안개 속 83
흔들린다 84
눈 녹으면 싹이 돋아나겠지 85
쌀장수 토마 씨 86
해 살이 88
해설
차성환 사막에서 길어 올린 힘줄 89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난을 버무린 목화밭
내가 어릴 적 시골에는 목화밭이 있었다. 여린 목화 봉오리를 생으로 먹기도 했다. 주인은 등하굣길에 긴 장대를 들고 밭머리에 서서 아이들의 손놀림을 방해했다. 목화 봉오리 하나는 귀한 솜이 되었다. 목화는 황소만큼이나 귀한 농촌 마을의 자산이었다. 산업화로 솜이불이 밀려나고 긴 장대를 든 농부도 더 이상 목화밭을 경작하지 않게 되었다.
한 무리 바람이 여름의 꼬리를 자른다. 뙤약볕도 떠나고 나무마다 과일이 변했다. 함박눈 맞은 들판처럼 목화솜이 피었다. 얼굴이 붉은 아이들, 학교에 가지 못하고 목화밭에서 들판이 될 것이다. ‘우리 서로 만난 곳도 목화밭이라네, 우리 서로 사랑한 곳도 목화밭이라네’의 유행가 가사는 한국의 노래, 여기서는 1킬로그램에 29숨이다. 하루 종일 일하면 30 내지 50킬로그램 오늘 하루도 식구들 먹을거리 걱정은 덜었다. 친구들 모두 목화밭에서 미래와 사랑을 따보려 한다. 유난히 밝은 별빛과 유성이 흐르는 밤이다. 떠다니는 구름처럼 추억이 실려 간다. 가을은 성글어가고 그사이 내 고향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