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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750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0-02-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푸에고 13
봄 요일曜日, 차빛귀룽나무 15
사과 16
매미 18
당신 20
초승달, 봄 21
지간신경종 22
포도원 24
스킨답서스가 자라는 어항 26
아오리 27
우리 동네 28
컵라면 30
목수국木水菊의 여름 32
그린란드 34
연두통신 36
양말을 위한 변주곡 38
제2부
샌드 페인팅 43
어느 고전적 슬픔 46
환幻 48
검은 숲 49
골목을 읽다 50
겨울새 52
점등點燈 54
구릿빛 적막寂寞 55
부레옥잠 56
현玄과 현顯 사이 57
얼음 판화 58
가을의 음계 59
루나Luna 서점 60
엑스트라들의 천국 62
레몬위크엔드 64
제3부
자귀나무 69
손톱 70
베니의 일기 71
로즈 밸리 72
퍼펙트 센스Perpect Sense 74
어린 봄을 업다 76
오디 78
어떤 여행 80
관계 1 82
관계 2 84
관계 3 85
레인 부츠 86
두통에 대한 사소한 견해 88
어제 90
그 화첩畵帖 92
제4부
감은 눈 95
붉은 옷을 입은 빨강 96
떠다니는 입술들 98
카네이션, 릴리, 릴리, 로즈 99
99개의 창문이 있는 집 100
속옷에 대하여 102
점경點景들 104
삼월 그리고 오렌지 106
십일월의 유칼립투스 의자 108
복도 109
가령 110
별 112
비인칭非人稱인 봄 114
신발 116
해설
이숭원 감성의 윤기, 허무의 화성법 117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귀나무
벽시계 속 숫자들을 주머니에 넣고 호두알처럼 굴려본다
깊어진 벽시계 속 오후 3시 계단을 내려서면
툇마루 끝에 선 아이는 기침을 하고
한낮은 하얗게 증류되어 싸리울을 넘어가고
기울어진 추녀 끝이
우물가 자귀나무 그림자가 빙빙 돌아가고
손톱이 까만 아이의 늑골에서 분홍 꽃술들이 열리고
댓돌 위 검정 고무신 위로 피점이 흩어지고
아이는 꽃길로 들어서고
발자국을 뗄 때마다 꽃송이들이 검게 뭉그러지고
깨진 솥 때우소, 빵구 난 백철 남비 밑구녕 때우소
담장 너머 땜장이 쉬어터진 목소리를 들으며
여름은 몽유처럼 분홍잠에 들고
망가진 분홍색 자귀나무가 머리맡에서
자귀 자귀 아이의 뜨거운 이마를 짚어주었다
다시, 까마귀 떼가 점점이 자귀나무에 내려앉고
늙은 아이는 분홍 꽃자루 한 다발을
늑골 속에 비벼 넣고
벽시계 속 숫자들은 쿠쿨룩 잔기침을 흘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