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1617028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6-05-29
책 소개
삶을 살고 사람을 아끼는 작가만이 그럴 수 있다.”_김기태(소설가)
무너진 자리를 딛고 약동하는 비상한 활기, 박민경 첫 소설집
“유려한 문장, 세밀한 묘사”로 “꿈과 현실의 괴리를 적절하게 짚어”(심사평)냈다는 평과 함께 「살아 있는 당신의 밤」이 202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민경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랠리』가 출간되었다. 첫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답게 그야말로 여름의 열기처럼 넘실거리는 에너지로 가득한 이번 소설집에는 삶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뜻밖에도 신묘한 활기를 뿜어내는 인물들, 결코 굴복하지 않는 굳은 심지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설 자리를 잃은 채 자기 생의 중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한 청년부터, 보다 노골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당하는 노년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삶의 스펙트럼을 작가는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량과 관록으로 능숙하게 소설화한다. 그들에게 열패감에 승복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대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쥐여주고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제약과 무례한 질문을 돌파하는 방식으로”서 “강함을 지향”(「괴력문정과 다마고치」)하도록 독려한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나를 열고 나가 자기 바깥의 생과 연결되고, 타자와 무언가 주고받음으로써 살아볼 만한 삶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음을 경험하는 ‘랠리’”(문학평론가 성현아, 해설)가 가능해진다.
목차
괴력문정과 다마고치 • 7
즐거운 나라 • 41
랠리 • 77
살아 있는 당신의 밤 • 111
긴 하루 • 141
수색기 • 177
별개의 문제 • 211
스위트 홈 • 245
자라는 자라서 • 277
해설 | 성현아(문학평론가)
무덤덤이라는 무덤에서 끌어올린 관 • 311
작가의 말 • 344
저자소개
책속에서
힘을 쓴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쓰고 싶었다.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붙드는. 밀치는 게 아니라 당겨 안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제약과 무례한 질문을 돌파하는 방식으로. 힘을 선도하는 힘. 강함을 지향하는 강함을 갖고 싶었다. 문정에겐 바깥이 아니라 안으로 향하는 괴력이 필요했다.
_「괴력문정과 다마고치」
만약 내가 작물이었다면 어땠을까. 터질 듯이 부풀어오른 배추나, 팔뚝만큼 굵은 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기어이 가지를 꺾고 마는 탐스러운 열매였다면. 마트에서 유난히 크고 실한 것들을 기쁘게 골라 담는 사람들의 마음이 내게도 향했을까. 길거리 뚱뚱한 고양이들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귀엽다며 두드리는 손길처럼, 수령이 수백 년 된 보호수의 웅장한 몸집 앞에서 경건해지는 마음처럼, 커다란 것을 향한 당연한 환대가 내 몸에도 찾아와줬을까. 크고 실한 것을 기특하고 대견하게 여기는 마음이 분명 존재하는데, 오직 ‘사람의 몸’만은 왜 예외가 되는 걸까. 왜 사람의 살만은 생명력이 아닌 탐욕과 미련이라 불리는 걸까.
_「즐거운 나라」
희원은 주현과 주고받았던,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랠리를 떠올렸다. 끝없이 팽창되던 그 기분. 내가 보내면 저쪽에서 반드시 받아낼 거라는, 서로를 향한 믿음. 호흡, 박자, 타이밍이 서로를 통과하여 하나의 기관처럼 움직이던 감각. 두 사람은 같은 리듬 안에 있었다. 희원은 그게 좋았다. 누군가와 이렇게 같은 흐름 안에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이.
_「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