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780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9-2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현玄 13
그리운 고스톱 14
영정 속 아버지 16
카이로스 17
눈 내리는 오후엔 너를 읽는다 18
붉게 더 붉게 20
가는 12월 22
다시 저녁이 오는 것처럼 24
괜찮아 26
풍경은 그림이다 28
바다가 익어 가는 소리 30
양파를 까는 이유 32
바다는 왜 짠가 34
다음 생生엔 36
안스리움 38
포인세티아 39
리폼 40
불갑사 가는 길 42
제2부
사랑의 온도 45
니스 해변에선 샤갈의 냄새가 난다 46
시선 48
여권 50
위선 52
맺히다 54
꽃길만 걷다 56
소문 58
골라 보는 맛 59
그 집 60
잠시 멈춤 62
반짝이는 위태로움 64
재료 66
상처의 속도 67
발신 중 68
긍정 70
작은올케 72
흉터 74
제3부
구월 77
돌덩이 78
총각김치 80
분갈이 82
자이가르닉 84
혀를 가둔다 86
찬밥 87
죄가 쌓이다 88
잠깐만요, 비밀인데요 90
향香 91
파타야의 달 92
낚다 94
마늘 까기 95
버리려고 해서 미안해 96
비법 98
우체국 가는 길 100
오이지 담그기 102
보험 104
제4부
견디는 일 107
경고 108
보내 주자 110
고마워 112
이끼 114
낚시詩 115
죄와 벌 116
칩거 118
창문마다 글자들이 질문처럼 돋는다 120
궁금한 게 많은 사과는 붉다 122
꺾어진 년 124
기다리기 125
라르고 126
페르소나 128
웃기는 짬뽕 같은 129
엄마, 미안해 130
해설
김재홍 초록색 목소리가 흘러나올 것이다 131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 내리는 오후엔 너를 읽는다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말들이
눈이 되어 내리는 날
비문투성이의 발자국들이
길 위에 가득하다
철자나 띄어쓰기가 뒤엉킨 채로
문장들이 휘날리다가 허공에서
주춤 멈추기도 하지만
빠르게 발등이나 보도블록 위에서
쉽게 잊힌 약속처럼 녹는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글자들이
집중하거나 골몰하지 않아도
유난히 선연하게 보이는 오후,
길 위에서 울고 싶은 걸 참느라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모를
가슴팍 어딘 가쯤이 뜯어지면서
실밥이 터진다
눈이 내리는 건 숨겨 둔 말들이 떨어지는 것
가차 없이 부딪쳐 피 흘리는 상념
그 하얀 피가 너라고 일기장에 썼던
붉은 밤들이 한꺼번에 휘날린다
길을 걷다가
미처 읽지 못한 문장들이 쏟아지는 걸
우뚝 서서 오래 읽는다
흐려진 눈을 씻고 그 하얀 피를 만지며
먼 곳의 눈[目]을 읽는 눈 내리는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