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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312968
· 쪽수 : 294쪽
· 출판일 : 2019-09-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살며 생각하며(생활편) 9
도깨비 풀의 비밀 10
허리띠 15
뿌리 19
뒤 안 25
석방렴(石防簾)을 생각하며 31
문(門) 이야기 38
보길도 44
망자(亡者)의 욕심 50
마음의 창 56
벽안에 있는 것들 60
애견사랑 기쁨이 67
박달 대게 71
종형의 손 77
얼굴무늬 수막새 84
맛과 멋 89
문지방 효과 95
노귀재 99
함지산을 오르며 107
정월 대보름 112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 116
1%의 기적과 150년의 한계 122
제2부 마음의 안식처(신앙편) 127
믿음의 둥지에서 파닥이는 작은 새 128
그 여름밤의 행복 134
거꾸로 살아보기 139
아티족과의 만남 144
캄보디아의 영혼들 149
부부(꼬인 가닥)의 의미 158
섬김의 가치 164
고베의 새 아침 168
성지체험1(북이스라엘과 요르단) 173
성지체험2(남 유대와 비아 돌로로사) 186
제3부 하늘을 날며 바라본 세상(여행편) 197
첫 나들이의 설렘 198
싱가포르의 사자 상(머 라이언) 206
큐슈를 다녀와서 212
타이완 투어 219
백두산을 오르며 227
아테네의 언덕(그리스 편) 237
지하와 지상의 세계(터키 편) 246
다낭에서 만난이들 259
시작과 끝의 세상(스페인 편) 265
시작과 끝의 세상(포르투갈 편) 278
환상의 숲(제주도) 284
인도네시아의 바탐섬 289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이면 서릿발이 송송 돋은 빨간 감 홍시가 뒤안에서 나왔다.
시린 이로 홍시를 먹고 나면, 씨앗 뱉기도 바쁜 고욤나무 열매가 바가지 째로 나오는 곳도 그곳이었다. 자주 쓰지 않는 식기류, 목기류, 대바구니, 소쿠리와 조그만 단지들이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작은 공간은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어머니의 성역이었다. 또한 방 한 칸에 해당되는 뒤안 간이라는 명칭도 붙여졌다.
굳게 닫힌 문은 옆집에 사는 이웃과의 소통을 막는 장벽이 된다.
엘리베이터에서 여러 번 만나도 휴대폰만 만지작거릴 뿐 얼굴도 마주치지 않는다. 어색해서 목례도 해보지만 도리어 내가 더 무안하다. 며칠 전 신문에 어느 노인네가 사망한지 6개월 만에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것은 가족들 사이에도 두터워진 문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한 여인이 그 꽃의 군락 속에 쏙 들어갔다.
멋진 사진을 찍느라 포즈를 취했지만, 보는 이들이 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길게 기른 머리카락위에 예쁜 모자를 사뿐히 얹었고, 고운 얼굴에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한껏 멋을 냈다. 짧은 스커트에 길게 뻗은 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