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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519305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2-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먹방과 먹토 사이
1부 섭식장애 13년차입니다
날씬해서 예쁘다고요?
액체류를 즐겨 먹는 사람
망가지고 잃어버린 것들
왜 하필 이런 병에 걸려서
2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느냐고요
불행의 이유는 제각각이라지만
무력감을 이기는 거식의 기쁨
지금 먹지 않으면 안 돼
내 것 같지 않은 내 몸
희망만큼 절망했던 날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너무 잘 살고 싶어서 죽고 싶었다
3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치료를 시작하며
나를 구할 사람은 나뿐이니까
관해와 완치
외롭지 않은 맛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술
상담과 약물 치료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흉터로 슬픔을 잴 수는 없겠지만
수치심에 지지 않기
독립과 고백은 신중하게
궁극의 치료 조건
+ 안심하고 먹으라고 제발
4부 인생은 나선형
롤러코스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상 시 대처 요령
안다는 것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
에필로그: 엔딩 없는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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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롤로그
그때 몇몇 남자들이 식사 자리에서 예쁘게 보이려고 소식하는 여자들의 행동을 내숭이라 칭하며 서로 공감했다. 순간적으로 울컥한 나는 그게 어느 시대 이야기냐며 언성을 높였다. 요즘 여자들은 맛있게 많이 먹는 걸 연기하고, 뒤에서 토하거나 몇 시간씩 고된 운동을 한다고. 어쩌면 그 한 끼를 위해 며칠을 굶는다고. 이성을 앞에 두고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척하는 것이 내숭인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내 다른 여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복스럽게 잘 먹는데 살찌지 않는 몸. 그 불가능한 일이 당연한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옆으로 고개만 돌리면 섭식장애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왕왕 보인다. 살찌는 게 두려우나 식욕을 어쩌지 못해 술만 마시는 사람, 영양 결핍이 심해 기미가 얼굴을 덮고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 전날 마신 술로 숙취에 시달리면서도 눈뜨자마자 스쿼트를 하는 사람, 밥과 간식의 경계가 없어져서 깨어 있는 모든 시간에 먹을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사람, 100만 원짜리 퍼스널 트레이닝 이용권을 끊어서 살을 10킬로그램 뺀 후 다시 5킬로그램을 찌우고 또 5킬로그램을 뺀 뒤 또다시 10킬로그램을 찌우기를 반복하는 사람, 모든 음식의 칼로리를 줄줄이 외우는 사람, 잦은 구토로 손등에 굳은살이 박이고 만성 식도염을 앓는 사람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