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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5436
· 쪽수 : 258쪽
목차
[프롤로그] 은방울꽃 아가씨
[제1장] 내가 대공비 후보?!
[제2장] 쌍월의 악질공자
[제3장] 두 사람의 진심
[제4장] 반지의 무게
[제5장] 양손에 쌍둥이 공자
[제6장] ‘우리들’은 널 좋아해
[제7장] 음란하게, 셋이서
[에필로그] 은방울꽃 신부
작가 후기
역자 후기
책속에서
그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깊은 숲 속.
먹을 것도 바닥나고 물도 떨어진 청년은 죽음을 각오하고서 그 숲 속을 헤매고 있었다.
먹을 수 있을만한 식물도 없어서 청년은 그저 힘없이 다리만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어느새 태양이 서쪽으로 가라앉고 나무들이 시시각각 어둠과 동화되어 갔다.
‘…난 이제 죽을지도 몰라.’
무릎이 휘청 꺾여 그대로 쓰러지려던 찰나, 청년은 눈앞에 은방울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절망했다.
평소라면 그 청초한 아름다움에 미소 지을 수 있었겠지만, 청년은 깨끗하고 사랑스러운 은방울꽃보다 썩어가는 사과가 더 아름다워 보일 지경으로 굶주린 상태였다.
제발 누구든 빵 한 조각이라도, 물 한 모금이라도 나눠줬으면….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청년이 생각한 것은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그때 청년을 구해 줄 존재가 은방울꽃 사이에서 나타났다.
“은방울꽃을 물에 집어넣기 전에 봐서 다행이에요. 독이 있거든요.”
환한 달빛 아래, 작은 통을 손에 들고 나타난 검은 머리의 아가씨가 쓰러진 청년 곁에 쪼그려 앉더니 국자로 물을 떠서 청년의 입술에 대준다.
“마음껏 드세요. 꽃을 따서 담아갈 때 쓸 물이라 지금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거든요.”
한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청년은 그제야 그 아가씨가 굉장히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밤하늘의 환한 달빛에 이국적인 혈통을 짐작할 수 있는 매끄러운 검은 머릿결이 나부낀다.
그녀의 눈동자가 평화로운 나날을 연상시키는 밝은 파란색이란 사실도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청년이 바로 몇 년 후 이웃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몬트부르크 공국 초대 대공인 된 예르크 1세.
그가 은방울꽃을 따러 왔던 아가씨, 체칠리에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는 이 소소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사방이 다른 왕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공국, 몬트부르크의 건국 전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