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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0785618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8-03-0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신촌 서곡
우연, 인연, 필연
블루 그리고 옐로
불협화음
위풍당당 행진곡
신촌 별곡
외딴 공간
미친 청춘, 미친 그림
안개주의보
후츠파
신촌 후곡
앙코르, 기형도
에필로그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각진 턱을 가지고 있고, 형형한 눈이 인상적인 남학생의 재치 덕이 무엇보다 컸다. 남학생은 남유럽 소년을 연상하게 할 만큼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검은 외투 안에 받쳐 입은 카디건도 썩 어울렸다. 칼라 없이 앞자락을 터서 단추로 채운 회색 스웨터가, 특히. 은근히 멋을 내는 사람으로 다가왔다.
“기형도라고 해. 올해 정법대에 입학했어.”
내가 기형도 옆에 어정쩡하게 서서 병나발을 불기 시작할 즈음에 기형도가 노래를 시작했는데, 바로 입이 떡 벌어졌다. 생전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기막히게 잘 불렀다. 「2인의 척탄병(Die Beiden Grenadiere)」을. 압권이었다. 하이네 시에 슈만이 곡을 붙인, 극적인 발라드 형식의 가곡을 기형도가 자기 식으로 재해석해 사람들을 홀리게 만들었다.
“이 사람 때문이야. 이 사람이 다닌 학교라서 무조건 오게 됐어. 내가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한 관계로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세속적으로 더 웃질로 쳐주는 대학으로 가라고 했지만, 단호히 거절하게 만든 사람이 이 학교 출신이었거든.”
기형도가 상학관(현 아펜젤러관) 앞에서 백양로로 내려가는 길 대신 스팀슨관을 오른쪽에 끼고 핀슨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기형도가 발길을 멈춘 곳은 윤동주 시비 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