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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88960900004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06-11-30
책 소개
목차
영화감독으로 산다는 것
1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네 이웃의 재능에 관심 갖지 마라
열정이냐, 권태냐
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에게
글쎄, 손끝을 보지 말라니까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이야!
말하기의 어려움
웃자고 한 얘긴데 뭘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우린 그렇게 자랐다
나의 바캉스 실패기
망각, 진실의 반대말
버스 그리고 정류장에 대한 기억들
반성을 회의함
아름답고 다정한 나의 이웃 1
아름답고 다정한 나의 이웃 2
아름답고 우아한 발끝의 감각
문제는 '왜'가 아니고 '어떻게'
눈에 힘주는 사회
아이를 위협하는 이유
나는 대학생 말투가 싫다
요지경 극장 풍경
광화문 연가
반바지여 영원하라
2
영화 반칙왕 K의 하산기
사람의 탈을 쓴 배우 - 최민식
말 잘하고 똑똑해서 좋다 - 김혜수
매력 넘치는 차가운 카리스마 - 임수정
거부할 수 없는 은밀한 매혹 - 스즈키 세이준
삶의 극단적인 잔인성 - '오디션', '행복'
나는 어찌하여 DVD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DVD 여행
나의 B무비 베스트
3
달콤한 인생 - 우리 이러면 환장하죠(제작기)
장화, 홍련 - 탐미적인 공포 실내극 / 아름답고 무섭고 슬픈(제작기)
반칙왕 - 반칙을 허하라
조용한 가족 - 코믹잔혹 데뷔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실 나는 끝까지 백수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물론 돈이 없어서 불편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서른네 살가지 백수생활을 했다. 사실 그게 1~2개월이 제일 힘들지 2년 정도 지나면 리듬이 생긴다. 백수리듬을 타게 되면 사람이 참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진다. 성취욕 그런게 없으니까 특별히 급할 것도 화낼 것도 없다. 일생에서 직업적으로 제일 길게 한 것이 백수인데, 아마 감독이란 직업도 영화를 안 찍을 때는 도로 백수일 수 있어서 선택한 것 같다. 백수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뒷마무리가 정해지는 것 같다. 이건 나중에 돈으로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주옥같은 시간이니까.
나는 시나리오를 빨리 쓰는 편이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빨리 쓸 수 있는 건 아마도 다년간 쌓아온 '백수공력'이 아닌가 싶다. 백수 때 많이 보고 잘 놀고 10년간 받아들이기만 하고 한번도 쏟지 않았던 어떤 것이 무진장한 창작욕구가 되었고, 지금 영화감독이 되어 한번에 마구 쏟아져 나오는 거란 생각이 든다. 이런 백수기가 나에겐 감독이 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양분이었던 것이다.
... 백수 시절, 집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지만 나는 걱정이고 뭐고 그냥 밀고 나가는 편이었다. 물론 부모님 하시는 말씀은 틀린 게 하나 없는데 늘 말보다는 그 말들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그냥 쿨하게 받아들였다. 물론 서른이 넘었는데 다 큰 아들이 집에만 있으니 어머님이 "공무원 시험이나 봐라. 동회 같은 데서 일하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그러시면 "아...... 예" 하고 아무것도 안했다. 그러다가 시나리오가 당선되어서 "엄마, 나 시나리오 당선됐어" 하니까 슬픈 눈으로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시더니 "이제 거짓말까지 하냐" 그러셨다. - '영화감독으로 산다는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