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길들이기

프롤로그

끝의 시작
아,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스쿠터 뒷자리의 환희
바르셀로나에서 길을 잃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파자마를 입고 돈을 번다고?
에르메스를 만나다
이베이의 세계
에르메스 스카프는 내 손안에
안도라, 꿈의 매장

사랑도, 사업도 진행 중
버킨이 대체 뭐야?
가방 찾아 삼만 리
드디어 버킨을 손에 넣다
버킨 미스터리
연막전술
돌아온 황야의 여행자
버킨 구매, 전격 제로 작전
빛나는 악어가죽 구두의 기사

에르메스를 접수하다
에르메스 본부 침투
파리의 핸드백 공급책
악마는 프라다를 입고
남미는 나의 것
블랙베리를 사야 할 때
에르메스 매장 직원 유형
휴가도 에르메스와 함께
이 한 몸 쓰러져도 쇼핑만은…

디어 에르메스
인생은 변덕스러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
에르메스를 믿노니 애스터 마틴을 받으리라
장 폴 고티에와 라키스 가발라스
악어가죽을 벗기는 다양한 방법
인질극
셜록 에르메스
펠리니 감독, 토넬로 주연의 누아르 영화
오, 나의 은총 그레이스
어머니에게 드릴 버킨

에필로그
에르메스 용어 설명
옮긴이의 말

어떤 새로운 기술을 숙달하고자 할 때 그 일을 잘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처음 이베이의 세계에 진출한 경험은 그와 정반대였다. 코네티컷의 폴로 랄프 로렌 아웃렛에서 99달러에 산 스카프는 온라인 입찰자들 사이에 열렬한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중서부에 사는 어떤 남자가 430달러에 가져가는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225달러짜리 스카프를 경매에 붙여 두 배로 팔 경우, 225달러를 번다. 자, 그럼 7000달러짜리 가방 값이 두 배로 뛴다면…… 와! 고로 버킨 백 하나면 굉장히 많은 스카프에 상당했다. 하지만 수학이 내 편이더라도 두 가지 문제는 잘 풀리지 않았다. 10만 달러를 어디서 구하지? 또 어째서 캐럴 베이어 세이거가 버킨을 구하지 못할까? 도대체 그 웨이팅 리스트를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다.

세 시간 뒤, 나는 에르메스 몽펠리에 매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30분 뒤 7500달러짜리 버킨을 한 개 들고 나왔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엑상프로방스의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갔고, 30분 뒤 역시 버킨(7500달러)을 들고 나왔다. 또 한 시간 뒤 아비뇽의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가 30분 뒤에 버킨(7500달러)을 한 개 들고 나왔다. 세 번째 매장에서 나오면서 즐거운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킨 한 개를 구하려고 2년을 기다리는 마당에 내가 30분 만에 구할 수 있다면, 그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1만 7519시간(더하기 30분)이나 단축해주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