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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428077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6-05-01
책 소개
요리 연구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F&B 전문 디렉터, 외식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 일하며 늘 착용했고, 최근에 CJ 드라마 <폭군의 셰프>와 함께 외국인 대상 공식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면서도 했던 검정 앞치마, 캐나다 상점에서 우연히 샀다. 자신의 이름이 ‘리카’라서 가슴에 크게 ‘R’자가 있는 앞치마를 샀을 뿐, 그 앞치마를 하고 일을 하게 될 줄은 당시엔 생각도 못 했다. 알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 현재의 행복을 만들었다.
고단했던 리카의 젊은 날은 오늘이라는 ‘선물’이 되었다. 하루 또 하루가 새롭기만 하다. 리카는 그런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 급류처럼 빠르게 흐르고 변하는 세상이지만 조금 불편해도 느리고 자연에 가까운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대충 때우고, 상황과 기분에 내맡기듯 먹어 버리기보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마음을 가져다 놓는 것이다. 엄마가 챙겨 주시던, 시금치, 당근, 특히 콩으로 만든 발효 음식들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보살핌이 깃들어 있다. 정성껏 곤 사골 국물로 끓인 떡국은 사랑이었다. 꾹꾹 재료를 눌러 담아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소박한 상에 한 술이라도 더해 따뜻한 밥 한 공기 담아내는 마음이 바로 ‘엄마의 마음’이라 생각한다는 리카는 자신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법도 알고 있다. 오후 3~4시경 갖는 애프터눈 티 타임이 그것이다.
‘예쁜 꽃들과 여리여리 어린 풀빛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운 봄날’이다.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면, 능소화, 수국이 피면, 때로 비가 오고 눈발이 날리면 리카가 만들어 먹고 마음을 다독이던 음식들이 하나둘 떠오를지 모르겠다. 리카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를 위해 톡톡톡, 부엌을 소리로, 온기로, 무엇보다 고운 빛깔로 채워 보자.
목차
프롤로그
1장 ☆ 리카 데이즈
하루를 시작하는 법
RIKA니까
햇볕에 행주를 말리면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주방 물건과 나의 그릇들
선물 같은 시간
바흐와 함께 된장찌개를
간장은 요술쟁이
드라마 〈폭군의 셰프〉 ‘시금치 된장 파스타’
집밥의 힘
밥 한 그릇
2장 ☆ 리카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면역력엔 버섯
늦가을 단호박 치즈케이크
11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밤수프 만들기
뿌리채소가 좋아
신이 내린 보물 생강
스튜를 보글보글 끓여서
설날 사골 떡국은 사랑이었습니다
겨울 시금치
봄이 오는 속삭임, 냉이와 달래
선비의 밥상에는 덕이 있는 채소 미나리
도다리쑥국
이팝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던 봄날 밥상
인생은 장밋빛
비 오는 날 위로의 야채수프
갓 구운 고로케 정식이 먹고 싶은 날
수국이 핀 날 반찬 만들기
8월의 샌드위치
당근 라페
여름날의 선물 토마토와 가지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마음 가져다 놓기
3장 ☆ 세상을 누비다
사시스세소
가쓰오부시가 있는 부엌
도쿄의 설날
코스파 최고, 츠지한 니혼바시 카이센동
1948년 만들어진 도쿄 킷사텐, 미카도 커피
400년 역사, 교토의 부엌 니시키
일본 백년 가게 츠지리의 말차
400년 노포 티하우스, 야마모토야마 후지에 사보
런던 피카딜리 181번지의 추억, 포트넘앤메이슨
대영 박물관 애프터눈 티
해로즈 그린, 그리고 차 이야기
리버티 백화점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당근 케이크
캐나다의 아름다운 도시 빅토리아
하쿠나마타타, 케냐식 밀크티
예술의 도시 시카고
내 마음속에 빛나는 또 하나 도시 싱가포르
여름철 타이 요리의 멋
4장 ☆ 삶을 잇다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어디선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내 인생의 레시피
인생을 바꾼 한마디 조언
마음이 안 좋은 날 ‘메로나’
얼그레이 오렌지 펀치
능소화 핀 날 콩국수
주부의 하루 20분
리카 피클
노란빛 추억 오므라이스
오사카에서의 추억
고고로 바카리
일본 친구 딸의 결혼식
엄마가 달린 날
이북 음식과 나의 아버지
할머니의 자주색 요리책
40년 지기 친구들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루하루가 바빠서 글을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여러 나라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 누비고 짓다 보니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는 걸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흩어져 있던 시간을 조각조각 모으며 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 갈 시간의 누비입니다.(프롤로그)
기분을 고쳐 보고 싶었어요. 그럴 때면 전 뭔가를 만듭니다. 먼저, 바흐의 〈미뉴에트〉를 틀어 공간을 음악으로 채웁니다. 냉장고를 뒤적거려 파를 꺼내요. 이런, 일주일 정도 요리를 안 했더니 시들어 있습니다. 시든 파의 누런 부분을 다 잘라내고 깨끗하게 씻습니다. 볼을 꺼내 달걀을 깨뜨려 젓습니다. 탁탁탁 달걀 젓
는 소리, 파를 송송송 써는 소리가 바흐의 미뉴에트와 어울려 조금 흥미로운 기분이 됩니다. 이런 기분, 오늘 하루 종일 느끼지 못했어요. 어디에 넣어도 맛있는 ‘노도구로 시오’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초록 상자에서 말돈 소금을 꺼내 손가락으로 비벼 넣었습니다. 얇게 썬 파도 넣고 노릇노릇 맛있게 달걀말이를 합니다. 된장국도 보글보글 끓여 주었어요.(바흐와 함께 된장찌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