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0903388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7-10-30
책 소개
목차
서문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분투기_조선희
어린 시절 1923~1942
이화여전 1943~1950
한국전쟁 1950~1953
영화계 1954~1957
동아출판사 1957~1980
미국에서의 여생 1980~2002
발문 나의 어머니, 박남옥_이경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극장 출입은 금지라는 학교 규칙을 몰랐던 나에게 반성문을 쓰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두 번 다시 극장 출입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썼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반성은커녕 건방진 소리만 늘어놓았다. “세계적인 우리나라의 무희를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정말 유감없다. 잘 갔다고 본다.” 사실 그때 보지 않았다면 평생 최승희의 무용을 못 보았을 것이니 간 것은 잘한 것이나, 그 때문에 아버지가 호출당했다.
광희동 촬영소에는 기술직이 아닌 서무과 직원이 두 명 있었다. 미스터 리라는 30세 조금 넘은 얌전한 청년이 그 두 명 중 하나였는데, 이 청년이 하루는 나에게 “결혼하자”라고 했다. 몇 해나 같은 사무실에 있었어도 별 대화도 없었고 그저 일만 아는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돌았나? 그러고 며칠 있으니 이제는 “결혼해서 이북으로 가자”라고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결혼도 싫고 이북도 싫었기 때문에 그 제안은 거기서 끝났다.
훗날 알게 된 이야기지만,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안암동과 돈암동 일대에서 매일 모이던 영화인들, 예술가들 중 쥐도 새도 모르게 월북한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그 미스터 리도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