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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6090686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1-07-2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 머뭇거리며 말을 건네다 7
프롤로그 │ 나는 왜 쓰는가 15
1. 안부를 묻다
걷는 사람, 내 동생 23
캐럴라인의 진짜 인생 34
순하고 질긴 사랑 39
예수님의 구운 생선 한 토막 44
어떤 망명자 49
너의 장례식엔 라일락을 56
지도교수, 존 59
내가 나여서 미움받을 때 69
단단한 슬픔 74
2. 귀한 시간
겨우살이 채비 81
세 번 생각하고 백 번 인내 85
미안해 92
가을 산책 97
듣는다는 일 100
딸이 짐 싸는 날 104
짜장면과 탕수육 108
엄마 노릇 112
사랑과 자유 117
바람이 전하는 말 122
3. 잃어가며 읽고 쓰기
식탁 위의 시간 129
인간은 연약한 것에 삶을 건다 136
미화 없는 자화상 142
작가의 말 146
레닌, 밀, 스피노자 149
싸늘한 골몰이 좋다 156
글이 달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160
백석을 읽는 밤 167
열정 172
시간은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177
심장에 남는 것 183
4.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191
아버지의 고독 195
유랑의 시대와 환대 199
지상에서 한 집배원이 소리 없이 사라져간다 203
여자 나이 50, 여자를 만나다 207
달려라, 여자들 211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때 215
사과는 바나나가 아니다 219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223
에필로그 │ 길 22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이를 먹어가며 알게 된 것은,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내가 목청 높여 무엇을 주장할 만한 주제가 못 된다는 자기응시를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은 괴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을 쓰는 동안 나는 희미하지만 질긴 끈으로 나와 연결되어 있는 타인의 삶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나의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로 공명될 수 있는 한 대목이라도 있기를 바란다고. 그래서 우리가 만나지 않더라도 어떤 풍경을 함께 보는 잠시의 순간이라도 나눌 수 있기를, 그것이 당신에게 깊이 내쉬고 들이쉬는 한 숨이라도 될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한다고 말하고 싶다.
목격자가 된다는 것은 도망칠 수 없다는 뜻이다. 무서운 것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아무리 달려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꿈처럼, 나는 내가 목격한 것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 침묵을 지키며 보지 않은 척한다 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해도, 무엇인가를 본 이후는 그 이전과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