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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777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2-10-2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책의 용어에 대하여
1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
이카이노 여자들
미국 놈, 일본 놈, 조선 사람
부모밖에 못 하지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 가족 여행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할머니,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평양으로
아버지의 칠순 잔치
잔인한 질문
우리 영희 착하지
2 카메라를 꺼주세요
선화의 미소
시냇물 굽이굽이 어디로 가나
이 사람은 내 고모입니다
기타 치는 새엄마
필사적인 전화통화
마지막 인사
매일 잘 먹고, 조금 웃자
아버지 옆에 누워
3 모든 행위가 기도였다
기억의 실을 손으로 감듯
세포에 스며든 노래
어머니, 스무 살
또 한 명의 주인공
닭 백숙을 나눠 먹으며
건오 오빠의 죽음
어머니의 증언
충성의 노래
70년 만의 제주도
초상화 치우던 날
부치지 못할 편지
어머니의 기도
<수프와 이데올로기>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내 기억 속 이카이노는 여성들이다. 이카이노에 사는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 딸들은 제주도와 경상도, 오사카 사투리로 말했다. 뼈 빠지게 일하고 호탕하게 웃던 그녀들 뒤에는 가혹한 역사가 감춰져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둘 것을, 하고 뒤늦게 후회한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더 파헤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아이들을 북에 보냈다는 사실을 후회할 여유는 없었다. 어머니는 그저 세 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졸업한 다음에 건강히 일할 수 있도록,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가족들이 웃는 얼굴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살겠노라 다짐했다. 손주들이 태어나자 어머니의 결심은 신념이 되고, 다시 집념이 되었다. 무언가에 씐 것처럼 소포를 보내고 북을 방문하는 어머니에 아버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족과 마주하기. 딸이라는 역할에 갇힌 상태에서 이 소박하고도 장대한 과업에 임하기란 심히 어려웠다. 캠코더라는 장치의 힘을 빌려서 속내를 숨긴 관찰자, 인터뷰어, 감독이라는 역할을 스스로 부여함으로써 발을 내디딜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족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디서 왔는지 파헤치는 행위다. 고통을 수반하는 딸의 행위에 한 번도 그만두라는 말 없이 렌즈를 받아들이는 데 얼마큼의 각오가 필요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