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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유금옥 (지은이)
  |  
한국문연
2017-12-31
  |  
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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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책 정보

· 제목 : 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1959
· 쪽수 : 127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10권.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유금옥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쓰는 행위가/ 쓰는 행위를 썼을 뿐이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는 ‘살아 있음’ 자체를 노래한다.

목차

제1부
춘설
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나무와 나의 공통점
구름의 행로
시멘트 씨의 주민등록증
반달곰

살구나무
폭설
피아노
거울
접시
저녁

꽃밭

제2부
가게 세줍니다
냉이꽃

진눈깨비
진달래꽃
배꽃
봄 2
살구나무 2
벌레
감자밥
찔레꽃
옥수수밭 가의 집
왕산 보건소
봄날
산책

제3부

겨울
진달래꽃 2
봄바람에는 조그만 페달이 달려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연꽃

집 2
곶감
씀바귀꽃

개불알꽃
식단표
옥수수밭
적막
들국화

제4부

무료 탈의실
인어
갈매기들의 단골집
그게 바다입니까?
해별 길
갈매기들
카페라테
소금공장
해변에서의 식사
주문진
해당화
성냥
피카소

유금옥의 시세계 / 이홍섭

저자소개

유금옥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하여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되었고, 동시집으로 <전교생이 열 명>이 있다. 이메일 : xmfj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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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줄무늬 바지를 입은 하느님 외 2편


비는 줄무늬다

줄무늬는 삼각형도 아니고 사각형도 아니다 줄무늬는 모서리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줄무늬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 이따금 줄무늬도 눕기는 하지만 그것은 시냇물도 아니고 강물도 아니고 방은 더더욱 아니다

줄무늬는 도착 지점이 없다 줄무늬는 도처에 흐르고 있다 높다란 층층이 책꽂이에서도 줄무늬가 줄줄 내려오고 있다 지금 나를 바라보는 줄무늬의 눈은 왠지 슬퍼 보인다 책의 말에 의하면 옛날에는 사람들도 가느다란 줄무늬였다고 한다 딱딱한 머리통이 생기기 이전의 신생대 사람들은 꿈틀거리며 먹는 일과 사랑하는 일만 하였다 머리통은 줄무늬의 어설픈 매듭이다

사람들은 미장원이나 이발소에 가서 주기적으로 매듭을 치장한다 칼을 든 미용사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로 이 의자에서 저 의자로 끌려다닌다 미장원을 빠져나가려면 공손히 절을 하고 상당한 돈을 줘야 한다 이것은 미용사들이 머리에서 새로운 줄무늬가 나오게 하거나 멈추게 하는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런 걸 보면 하느님도 별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

오늘은 종일 하늘에서 무료 줄무늬가 내려온다 저 물렁한 하느님도, 아름다운 연꽃을 만나면 쉬어 가거나 연못 둘레를 게으르게 어슬렁거릴 수는 있으나

흐르는 일밖에 다른 일은 모른다





성냥개비처럼 마른 오빠가
손바닥에 동백꽃을 한 움큼 토해 놓고 죽었다
봄이었다

꽃들이 마구 전염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날려 다니며 뒤섞이며 웅성거리며 도망치는 봄이었다 하얀 마스크를 쓴 구름이 소독차를 몰고 지나다니는 골목, 둘째야! 양지상점에 가서 외상으로 담배 한 갑 사오너라 아버지가 개나리 진달래 피우는 봄

외상 장부같이 귀퉁이가 너덜너덜한 골목 우리 집은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있었다 꽃잎들 기침 소리가 들리고 꽃술이 붉은 꽃잎에선 비린내가 났지만 어린나무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그다음 해 봄에도

키 작은 동백나무 등 굽은 살구나무, 복숭아나무들이 차례로 전염되었고 자주 흰 구름이 들려 종달새를 풀어놓던, 종달새가 물어 온 양지쪽이 그늘을 전염시키던, 환하게 오빠가 사그라지던

봄, 성냥곽 같은 창문을 그으며 지나가고 있다

성냥개비는 가늘지만 뜨거웠고
동백꽃이 지나간 자리에선
한동안 화약 냄새가 났다


개불알꽃


나는 유난히 햇볕을 좋아한다

햇볕 쨍쨍한 날에는
빨랫줄마다 소소한 빨래를 널어놓는다

나지막한 함석지붕 위까지
흰 구름이며 쿠션이며 베개를 얹어놓고

조약돌이나 사금파리에
햇볕을 문질러 시를 쓴다

아마, 나는 죽어서 한 백 년
낙락장송 거름이 될 때까지

캄캄한 땅속에서
지그시 기다리지는 못 할 것 같다

채 일 년도 버티지 못하고
햇볕 쬐러 바락바락 기어 올라올 것 같다

풀잎이나 되어 까불까불
까불 것 같다, 이번 生에서도 그랬듯이

나 보란 듯 해와 달 앞에서
개불알꽃이나 피우며 깝죽깝죽
으스댈까 봐 걱정이다

참, 걱정도 팔자다
요따위로 사는 게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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