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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릉

장미릉

오주리 (지은이)
  |  
한국문연
2019-11-29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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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릉

책 정보

· 제목 : 장미릉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2512
· 쪽수 : 192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8권. 시인 오주리의 첫 시집 <장미릉>의 어디를 펼치더라도 무엇보다 강하게 감지되는 것은 시인의 시선이다. 이로 인해, 명시적으로든 암시적으로든 그의 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시인의 시선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장미의 존재

장미릉薔薇陵 10
백조와 시인 14
발레의 존재론 1 16
Paradise Lost 18
유리체 22
장미 이데아 24
자수정 30
상실의 존재 1 32
발레의 존재론 2 34
눈물 형이상학의 서序 35
백합의 자살력自殺歷 36
상실의 존재 2 38
상실의 존재 3 43
나의 장미창 44
집시의 침대 48

제2부 장미의 사랑

첫 눈 1 52
당신은 나에게 「코나투스의 서」를 읽어주었다 59
아침놀 62
우울의 백합 68
신앙 70
은화隱花를 안다 72
심포지온Symposion 74
첫 눈 2 78
미로원迷路園 81
봄 82
첫 눈 3 84
무덤 벽화 85
사면경四面鏡 86
첫 눈 4 88
카라, 눈물에 피어난 93
첫 눈 5 94
어린 리어鯉魚의 시간 97
우식雨蝕 98
그림자들의 파이데이아Paideia 100
첫 눈 6 104
아갈마Àgalma 106
나비 박제 109

제3부 장미의 음악

불안시류不安時流 112
즉흥곡 115
잘츠부르크의 어린 모차르트 116
첼로 118
파미나의 아리아 119
Ingenue Recitatif 122
새의 비가悲歌 124
에우리디케의 눈동자에 비친 음악 125
뮌헨 시편 126
파이돈의 비가 129
베토벤을 만나다 132

제4부 장미의 기도

천사의 잉태 136
승천昇天 139
대성당 140
‘빛의 나’가 ‘어둠의 나’에게 141
화보花譜 1 142
신神의 눈물 144
천사에 대하여 146
만년설萬年雪 1 148
눈물, 시간을 멈추다 150
세계의 문이 닫히다 152
화보花譜 2 155
만년설萬年雪 2 156
천국의 계단 158

▨ 오주리의 시세계 | 장경렬 160

저자소개

오주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인으로서 대학문학상,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등을 받으며 문단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강사로서 시 창작을 가르쳐 왔으며,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로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춘수 연구로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았다. 시집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눔도서로 선정된 <장미릉>(한국문연, 2019)이 있으며, 학술서적으로 <한국 현대시의 사랑에 대한 연구>(국학자료원, 2020)와 <김춘수 형이상시의 존재와 진리 연구>(국학자료원, 2020)와 <존재의 시: 한국현대시사의 존재론적 연구>(국학자료원, 2021)가 있다. <김춘수 형이상시의 존재와 진리 연구>는 2020년 세종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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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장미릉薔薇陵


1

시는 릉이다

자신 안에 고귀한 존재存在, 신神을 간직한 자는 머리카락에 관冠을 흘린 채 영원한 잠 속에서 냉기로 숨을 쉰다

2

피아노 의자에 앉아 악보만 바라보았다 가슴이 건반에 닿도록, 숨도 쉬지 않는 듯 눈동자의 미동은 오너먼트에서 떨렸다 그것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악보였다 나의 손끝이 그의 악보에 흐르는 음의 고저와 속도를 따라갈 때 울려 퍼지는 음향이 천상天上에서 내려와 나의 안과 밖을 음의 환으로 둘렀다

모차르트의 오너먼트는 나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없는 영역 너머에 아름다운 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기호였다 고대문명의 문자처럼 아직 해독할 수 없는 진리의 비밀을 품은 것처럼 천상적인 존재성을 띠고 있었다

그 기호가 나의 시로 와 수사학으로 초재超在한다 ‘초재의 수사학’이라는 악보에 엮인 시어들이 지면 너머 내면의 시공에 선율을 그릴 때 시는 존재의 진리를 펼친다 유한의 경계를 입김으로 불듯이

화성和聲을 위해 따르던 손이 바람에 장미를 놓치듯 멈출 때, 발레리나의 그랑쥬떼grand jet?처럼 날아오르는 비화성음들의 자유, 자유는 존재가 스스로 자신을 여는 창조이다 존재의 열린 문으로부터 음들의 날개가 신神으로의 계단을 하나하나 놓는 것이다 신의 외존外存, 신과 나의 거리만큼이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살아 있음이다

3

다시 나 자신의 존재로 돌아와서 거울 속에 여자의 형상인 나를 발견한다 나는 ‘하나’이지만, 불완전한 완전, 완전한 불완전으로서의 ‘하나’인 것을 본다 거울 속 나의 음영을 짚어 숨을 불어보는 것은, 거기가 나의 빈 곳임을 차디차게 응시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당신으로부터의 온기가 부재한다 거울에 얼음이 테두리 친다 빛의 부스러기가 떨어진다 나의 현재라는 시공에서 기댈 당신의 어깨가 먼 시간의 그늘로 유예된다 그러나 변함없이 ‘당신과 나’라는 ‘우리’를 믿는다 사랑의 공동체로서만 나는 고유해진다는 것을 믿는다 ‘당신과 나’ 사이의 투명 위에 표현되는 언어는 장밋빛 상처의 음각에 바닐라를 녹인다 그 투명에 액자를 둘러 그것을 당신과 함께 창조한 나의 우주라 불러본다 무구한 영혼에 던져진 문자들을 세공하여 존재의 진리를 미美로까지 승화하는 표현존재(表現存在, Ausdrucksein)*가 됨으로써 구원에 이를 것이다 ‘시의 성전聖殿’을 지키는 푸른 불꽃의 언어가 얼어붙은 탁자에 엎드린 나를 응시할 것이다

4

자살을 넘어서는 것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의 꿈이다 나는 자살을 하지 않기 위해 지옥을 견딘다 눈을 뜬 채로 나의 의식이 살아 있는가 의식한다 마음의 평정을 지키려는 의지로 지옥을 견딘다 나의 의식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읽고 쓴다 글이 의식에 새겨지는 동안의 시간만큼 안도한다 시간과 의식은 멜로디의 형상으로 흐른다 그 멜로디의 아름다움은 태양 아래 무음無音의 지옥을 견디고 나면 밤의 음악으로, 쇼팽의 녹턴처럼 짧디짧게 명멸한다 어둠은 지극한 순수함이므로 빛의 멜로디가 유동한다 그 음악의 성좌에 이끌려 영혼은 꿈에 당도한다, 나의 릉으로. 그곳에서 나는 이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최초의 아름다움이 되려는 비약을 한다 나의 안의 신을 드러내는, 신에 다가가는, 신과 일치하려는 비약이다 그 비약이 이데아를 향하는 이데인idein이다

* 하이데거의 『존재론-현사실성의 해석학』에서.


장미 이데아


1

눈물 어린 유토피아 지으려던 천사가 노을에 표정 없이 앉아 있다

디스토피아의 도시는 유리커튼으로 아름답다

젊음들은 운하를 건너기 전 사인불명

빛을 그리워한다 빛은 천상으로부터, 천상으로부터

아름다운 영혼만이 가는 이데아

죽음에 기대면 죽음은 벽이 아니라 겹

빛을 그리워한다 빛은, 죽음, 그다음 날부터

이데아는 아직 어두워 촛불이 처녀를 이끈다
빛을 켜는 순간 다시 고귀하다

유리 안의 장미가 다시 피어난다

2

오팔 빛 수장水葬, 물의 심연에 잠겨 장미 이데아를 그린다

그림자의 존재론으로부터 빛으로 표현하는 당신과 나, 더불어 있음의 우주로, 신神의 표현물이던 시간으로부터 당신의 눈으로 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으로, 그리고 내 안을 펼쳐 표현하는 시간으로

심연도 무릅쓰라 마지막 장미꽃 다리를 건너라*

3

무시無時의 심연, 나의 틈 안의 혼돈의 시간들, 어둠의 반물질反物質에 기억형상들, 오르르 떠오른 작은 영원들, 아파테이아, 아파테이아 무시無時의 심연에서 더 이상의 추락 없는 나-무저無底-엉김의 수평이 되면 아파테이아, 아파테이아 수면水面으로 온 신인神人이 벼릴 나의 눈물
저 아래 통곡의 숲에 비물질非物質로 내쳐진 것들이 나의 존재의 한 조각이란 것을
물금. 벗으라, 고통의 인간동물을

4

지상에서 창백하고 투명한 숨으로 사그러가던 장미는 죽어서 장미 이데아가 된다 신열身熱의 거짓을 털고 장미꽃의 외곽선이 층층이 내려앉는다 빛나는 몇 개의 점 사라져 장미가 보이지 않을 때 장미는 어둠으로 운구된 것이다
사랑시詩의 카이로스로, 죽음 너머 이데아로, 가장 어두운 극에서 가장 빛나는 극으로

5

나는 너무나 천사이다, 인간의 길 모르니

천사장이 부서진 인간기계들의 도시를 추스른다

사랑의 결정結晶, 그 진실은 할례의 상처에 핀다

빛이기 위해 비재非在한다
비재로서 비약飛躍한다
내 존재의 진리로 가는 원형계단, 장미 이데아를 향한 상승을

6

장미는 저항한다 장미를 분해하는 자들에 의해 장미가 분해되지 않는 것은 장미 이데아가 있기 때문 장미라는 상처의 기원에서 빛나는 장미의 이데아 깨진 유리에 물이 흐른다 여기 흩뿌린 장미꽃잎들 나의 애가哀歌는 여기 있는가 장미의, 존재의 진리는 장미로 향할 뿐 그 혈흔 다만 아름답다 칭하는 눈빛이 있다면 여기 내가 가야 할 장미 이데아가 있다

7

자살한 다음 날, 흰빛에 앉아 부활하지 않았다 이행移行했을 뿐 유리상자에 장미로 헌화한다 당신의 죽음으로의 서사를 완성할 수 없었다 순결한 진실의 끈을

바이올린 현에 피는 장미

존재 안에 이름 지어지지 않은 씨앗들이 나의 회랑回廊을 감으며 장미로 피어오르는 계절
존재사를 기억하는 것은, 주형鑄型된 인간기계가 아니라, 악마에 항복하는 인간동물이 아니라, 쿼크들로 분해되지 않을 나의 장미 이데아를 보다 높이기 위함이다

존재는 존재할 것이다 비존재는 존재할 것이다 나의 눈은 다만 바라볼 뿐 그러나 보이지 않는 나의 존재

거울 속 아름다운 그림자의 상像 너머 시로 오는 장미의 씨앗을 종이에 받는다
장미 이데아, 시제詩題로서 존재의 이름을 쓰면 심연에 떠오르는 원환, 눈물 파편의 미몽美夢들

한 송이 장미 안에 그 모든 명멸의 순간들, 진실로의 언어들, 태어날 때 신이 준 나의 이름으로, 그 투명 가운데 빛나는 나의 얼굴로

한 송이 장미 안의 진실의 이름으로
장미 이데아는 사랑의 형상이다 빛이다

* 발레리의 「세미라미스의 노래」에서.


천국의 계단


어둠의 시간이 바람의 세계를 연다

바람은 인간의 우화羽化를 예언한다

바람의 세계는 지상을 떠나 천상에 이르지 못한 자의 계단

바람은 바다의 별까지 순례해야만 한다

자폐自斃의 형刑으로 도시의 성채를 벗어날 수 없던 여인

바람이 여인의 날개깃 어루만진다

장밋빛 피 부스러기, 아름다운 불행의 증표

눈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인이 신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은 제 무릎이니

시 한 편이 천국으로의 한 계단

생의 마지막 날, 제 영혼의 조각彫刻, 지문 끝으로 읽어줄 그 보려는 순간

빛의 시간이 바람의 세계를 닫는다

바람은 천사의 눈물을 예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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