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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나비를 봉인하다

검은 나비를 봉인하다

이주언 (지은이)
  |  
한국문연
2019-11-29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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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나비를 봉인하다

책 정보

· 제목 : 검은 나비를 봉인하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2529
· 쪽수 : 128쪽

책 소개

여기, 검은 나비의 시편들이 있다. 철저하게 봉인되어 도착한 시집, 잔해의 한 더미, 죽음과 탄생을 동시에 머금은 무덤과 요람의 시편들. 시인은 한 편의 시를 세상에 내놓을 적에 적어도 한 비밀을 해제하거나 봉인을 풀어 한 진실에 다가갔다고 여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슬픔이라는 검은 나비 ————— 10
서랍이 달린 여자 ————— 12
흐미 ————— 14
옷을 홀랑 태운 사과나무 ————— 16
유리의 성 ————— 18
분홍 발바닥 ————— 20
얼룩을 위한 내용증명서 ————— 22
부고 ————— 24
명사산鳴砂山 ————— 26
자장면 그릇 헹구기 ————— 28
호두와 잭나이프 ————— 30
구름스텝 사원 ————— 32

제2부

개양귀비 ————— 34
성탄제 ————— 36
동지冬至 ————— 38
타란툴라 ————— 40
북어 ————— 42
붉은등거미 ————— 44
나의 그릴 ————— 46
천도 ————— 47
성묘 주간 ————— 48
감사제 ————— 50
검은 나비에게 ————— 52
온기의 필경사 ————— 54
매미 ————— 56

제3부

너도 루덴스, 새로운 왈츠를 ————— 58
요양꽃 ————— 60
손가락들에게 ————— 62
파티마 은혜병동 ————— 64
1밀리그램의 눈물 ————— 66
뇌의 지형도 ————— 68
그의 발성법 ————— 70
기억의 맹점 ————— 72
늑대소년들 ————— 74
능소화 ————— 76
회항 ————— 78
욕창 ————— 80
무중력을 떠도는 ————— 82
노부부 ————— 84

제4부

운명적 만남을 믿지 않는다 ————— 86
피아니스트 ————— 87
무척산과 똥풀꽃 ————— 88
페이스오프 ————— 90
그럼에도 ————— 92
과녁, 앙부일구 ————— 94
사랑 ————— 96
상가의 구두처럼 ————— 98
플라멩코 ————— 100
나비 목욕탕 ————— 102
달에 관한 주석 ————— 104
월고月鼓 ————— 106
옥獄 ————— 108

▨ 이주언의 시세계 | 김효은 ————— 110

저자소개

이주언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창원에서 출생하여 2008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꽃잎고래??가 있으며, 제3회 창원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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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슬픔이라는 검은 나비



편지 대신
검은 나비가 봉인되어 온 적 있다

어느 공중을 저어 온 날개인가, 궁금했다
휘어진 지팡이로 비와 꽃잎을 딛고 다녔는지
날개에 새겨진 상처가 무지개로 빛났다

그는 오래 봉인되었다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생生이라는 봉투 속에서 검은 비늘을 자꾸 떨어뜨린다고 했다
이제 그의 영혼은 유분과 수분을 저장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진단은 간명했다
속을 들여다볼수록 각질이 일었다

검은 나비가 묘지의 입구에서 날개를 접자
불시착했던 사랑의 메시지들이 전나무 숲을 가득 메웠다
크리스마스트리에 매달린 신들의 메모지 같았다
사람들은 황금의 전설을 읽기 시작한다

어둠을 깔고 앉아
저음의 노래로 흐린 거울을 들여다보던
검은 부족 전설이 옳았던 걸까

슬픔은 아름다웠다!

생生이라는 공간에 남겨진 나비
비늘이 묘지를 덮은 눈송이처럼 빛났다


서랍이 달린 여자



몸에 달린 서랍들, 가시로 손톱 밑 찔러대는 기억들, 찌르면서 부드럽게 피 흘리며 고귀해지는 것들, 하나의 몸에 달린 치명적 기분들!

아랫배 서랍 열린다 젖을 빨며 요람에 눕고 싶은 것들, 혈액으로 쏟아지기 이제는 지겨운, 가득한 하품과 지루의 표상으로 남은 것들 캄캄한 궁에 들면 편안히 눈감는 것들이 붉은 눈동자로 흘겨본다. 쾅 닫아버려야지, 저것들! 그러나

해안 가득한 요람, 그 속에서 바둥거리며 뭇 생명이라 불리는 것들, 아직 이름 얻지 못한 것들이 운다 입을 연다 하나의 요람에는 하나의 발성법, 너희는 아직 하나의 서랍뿐이구나! 운다 마법에 걸려든 태아가 운다 끝없는 분열의 근원, 저 신생의 불안들에게

젖을 물린다 뻥 뚫린 가슴으론 젖을 먹일 수 없다구! 가슴 서랍을 잃어버리고 기억을 붕대로 친친 감고 있다 바닥에 퍼질러 앉아 깨진 사랑을 주워 모으고 있다 꺼이꺼이 웃고 있다 젖은 눈동자 가득 석양이 진다

이마에 달린 손잡이 잡아당긴다 작다 이 작은 서랍이 나를 지탱해주기를, 흙탕물 가득하다 흙탕물의 역동 다 지난 지점에서 다시 물결진다 운다 작게 운다 너는 언제나 작게 울어야 한다고 주문을 건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랍이 쾅 닫힌다 이마를 싸매는 비루한 자존심의

서랍들,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갈등의 무한 반복이 전 생애라는 듯


회항


출렁이는 몸이었다고 한다 하사 계급장을 단 아버지의 어깨, 동해바다를 흘러 다녔다. 무엇을 꺾어야 할지 손에 불끈 힘이 들어가던 시절이었다 수면에 빈 깡통 하나 반짝이는 날이면 아버지의 눈빛도 살아났다

적과 마주친 날, 수면 위로 하얀 새떼 날아오르고 아버지는 제복을 벗었다 몸을 뚫고 들어간 수류탄 파편들이 아버지의 등에 별자리를 새겼다 이미 죽은 별들과 아직 뜨거운 별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위치를 알려왔지만 신호를 해독할 수 없었던 아버지, 일생 휘청거렸다

새벽 선창에서 생선 궤짝을 져다 나를 때, 어깨의 새 계급장은 자국이 깊어졌다 누런 월급봉투가 반으로 접혀 호주머니에 들기도 했다 그런 날 아버지의 몸속을 돌아 나온 됫병소주 냄새와 생선 비린내는 밤새 방 안에 고여 있었다 내 옷에 배어든 냄새가 부끄러웠다

산복도로 내려다보던 지붕들과, 으악새 울던 골목길과, 엄마의 서러운 체온까지
다 사라질 동안 아버지의 바다는 겨우 살아남았다

모로 누운 옆구리의 등고선과 귓속 달팽이관에는 아직 파도가 출렁인다 심연을 향해 지느러미 가다듬는 아버지, 야윈 몸에 바닷물 차오른다 자꾸만 수면에 빠져드는 요양병원 침대에서 출항을 준비한다 등에 새겨진 별자리 암호가 풀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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