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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중독자

박헌규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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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중독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메모중독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2659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0-06-22

책 소개

시집의 제목과 달리, 박헌규 시인의 시는 가벼운 ‘메모’가 아니다. 그의 시는 의식의 사건이다. 언어를 수정함으로써 언어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변혁하려는 시도이다. 이 시집의 언어는 ‘의미하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누워 있는 나무 ————— 12
밑바닥 광대 ————— 13
메모중독자 ————— 16
옅어지는 내가 지는 해를 바라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림자를 바라본다 옅어지는 내가 옅어지는 내가 ————— 19
우산을 들고 아무도 우산이 없다 ————— 22
없는 내가 없는 머리 뒤로 휙휙 ≫검은 빛≪ 던진다 ————— 26
물 위에 먼지들이 박혀 있다 ————— 28
희망 장례식 ————— 29
그레고르 롤러 ————— 33
방충망 한칸 열어젖히고 ————— 34
손아귀 속의 러너 ————— 36
피투는 말한다 ————— 38

제2부
펫빛펫빛 ————— 44
하느님에 對해서 난 할 말이 없다 ————— 46
죽은 카나리아 들고 ————— 48
[틀]을 바라보는 기관뿐인 人間의 모노드라마 ————— 50
나는 이 詩를 분할하지 않고 원통형 우주로 하겠다 ————— 55
모자 ————— 58
손가락 만보객 ————— 59
약을 먹은 게 분명합니다 ————— 62
나는 내가 떨어지고 있다 생각하는데 ————— 64
‘노(櫓)’랄 것 없이 ————— 66
나무와 좀비 ————— 68
태양을 격발하다 ————— 70
garbage collector ————— 72

제3부
BURN아웃물질… ————— 86
둔기아파트 1601호 혹은 1806호 ————— 88
언어조련사 루티노 ————— 90
머나먼 접시 ————— 94
공원 벤치가 나를 문다 ————— 98
아, 주형(鑄型)은 어디에… 그 밖의
‘그’ 안의 주형은 어디에… ————— 100
존재가 유리문에 비치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102
안경이 동공을 쓰고 누워 있다 ————— 104
먼지 ————— 106
헐값 노동자 ————— 108
A ————— 109
지휘봉 ————— 110
人間비탈 ————— 117
原本에 관하여 ————— 118

제4부
原本에 관하여 ————— 122
뿐도氏의 눈빛 제스추어는 무엇을 갈망하나? ————— 124
하느님이 >기관< 같지 않다? ————— 127
…첫 문장이 생각나지 않아도 좋아 ————— 128
비린내 나는 풍경을 쓰자고
죽은 물고기를 들여놓지 않습니다 ————— 132
깜깜 껌껌 끔끔 킁킁 ————— 134
내가 나라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 136
(((PARKER))) ————— 138
망각의 막간극 ————— 139
움직이고 나면 ————— 152
詩라는 빵에 대하여 ————— 154
묘비명은 비어 있습니다 한 번도
당신은 새겨진 적이 없습니다 ————— 155

▨ 박헌규의 시세계 | 박동억 ————— 156

저자소개

박헌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2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7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2020년 경기문화재단 유망작가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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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누워 있는 나무

저 누워 있는 나무는 뽑힌 나무인가, 심겨질 나무인가
누워 있는 나무는 누워 있는 나무로 돌아가고
나는 나로 돌아가는 나를 바라본다.

이 양광에 얼굴이 나무 위로 비치고 또 비치고
이 양광은 구름 뒤로 숨는다. 어느새 보도블록은
다 깔리고 벽돌을 건네던 인부는 어디로 갔나.

나무는 누워 있는 나무를 바라본다. 나는 태양은
자루를 풀어 나무를 이 음악을 바라본다.
나를 듣는 음악이 나무를 바라보는 것이다.
나무가 심겨질 땅도, 나무가 뽑힌 땅도

발목을 덧대고 바 테이블 유리창에 떠 있다.
나무는 발목을, 뿌리가 발목이라면
뿌리가 둥근 저 흙덩이가 발목들이라면
그 위에 발목 대신 자루를 얹고 누워 있더라.

나무가 누워 있는 저 나무가 무슨 화학식 같고
세상에 없는 원소 같고 일란성쌍둥이 같고
보도블록에 놓인 흘러가는 물 같구나.


메모중독자

검은 땀이 한 땀 한 땀 등줄기를 포획하고 있습니다.
한 땀 한 땀 검은 땀 감옥이 솟아오릅니다.
당신은 검은 땀으로 포획된 인간
끝없이 하늘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검은 땀 감옥에서 빨리 나와! 윽박지르던 그인데
솟아오르고 떨어진 하늘에서 떨어지고
솟아오르고 다시 떨어지고 솟아오르고
검은 땀 감옥 손에 꼭 붙잡힌 검은 땀 인간이
이제는 당신 손을 놓아주는 것 같습니다.
수평으로 가볍게 흔들리는 그 손에서
끝없이 미끄러지는 것 같습니다.
모자를 벗어 크단 반원을 그리는 검은 땀 인간
머나먼 작별의 표시입니까, 머나먼 초대의 표시입니까
검은 땀 감옥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웃음 짓는 그의 모자 속으로 당신은 침입되지 못합니다.
그가 당신의 환영(幻影)이면서 당신이 그의 감옥인 까닭입니다.

검은 땀 감옥과 당신 그리고 검은 땀 인간 사이
모종의 알 수 없는 미소가 흐릅니다.
모종의 알 수 없는 미소가 당신 입가에서
검은 땀 입술로 옮아가는 것 같습니다.
검은 땀 감옥이 그 웃음의 힘으로
등줄기에서, 손금 위에서 드높이 솟고 있습니다.
하늘의 깊디깊은 바닥을 뚫고 있습니다.
당신은 영영 침입되지 못합니다.
그의 감옥, 그의 간수로 열쇠 꾸러미가
한 접시 물처럼 수인번호 품에서 찰랑댑니다.
두개골로 크단 반원을 그리며
검은 땀 인간은 당신을 반기고 있습니다.

두개골까지 벗어 크단 반원을 그리던 제스처 속으로
웃음 짓는 그의 모자가 영영 당신을 반기고 있습니다.

발파공사 중단하라! 잠 좀 자자!
원고지 칸칸 펄럭이는 저 절규 좀 보세요.
다시 발파공사가 시작된 모양입니다.
검은 땀 인간이 검은 땀 감옥을 삐질삐질
가두어 두고 어느새 당신을 풀어주는지,
검은 땀 감옥이 검은 땀 인간을 삐질삐질
풀어주고 어느새 당신을 가두어 두는지.
검은 땀 감옥과 당신이 조우(遭遇)할 두개골 철로를 위해
검은 땀 인간이 구상 중인 역사인 모양입니다.
머리가 퍽퍽해, 혀가 퍽퍽해, 손이 퍽퍽해,
퍽퍽하다는 건 목이 멘다는 것.
머리가 메고, 혀가 메고, 손이 멘다는 것.
손은 혀로, 혀는 머리로, 머리는 검은 땀방울 철로.......................

...................................................................................

...................................................................................

두개골 철로는 귀 막은 글자시민에겐 보이지 않는다 합니다.

깊디깊은 하늘과 높디높은 지하의 두개골 역사 완공되는 날

우리 두개골 역장님께 봉헌(奉獻)드려요!


詩라는 빵에 대하여

빵이 제 몸이란 말인가요. 몸을 줄이세요. 창을 줄이고 아니지, 창을
줄이기보다 솟구치는 폭포로 바라보세요. 솟구치는 폭포가 손금을 얼리
나요. 물끄러미 솟-구-치-는 폭포가, 물끄러미 떨-어-지-는 행간을 얼리
나요. 차디찬 피에, 차디찬 피에 온몸이 다 입김입니다. 떨어지는 절벽을
줄입니다. 떨어지는 거울을 줄이고 떨어지는 글자를 줄이고 떨어지는
가방, 문짝, 책상을 줄이고 떨어지는 블라인드를 줄이세요. 틈일 수 없는
틈새 그 틈바구니, 틈바구닐 떨어뜨리세요. 햇빛 새로 솟-구-치-며
그늘 새로 떨-어-지-는 그 행간을 줄여나가세요.
손금으로 흐르는 이 말과 이 말을 몸속으로 끊임없이 줄여나가세요.
타자기 리본을 줄이고, 검열당한 박헌규를 줄이고, 검열을 감행하는
당신을 줄이세요. 당신은 없으니까. 더 이상 줄일 필요도 압축할 필요도
없어졌으니까. 줄인다는 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줄인다는 건 흐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 피의 한기이자 온기로 쏟아져 갇히는 것, 온기이자 한
기인 피로 풀려나와 역류(逆流)되는 것, 그 목소리, 목소리들이 말의 손
에서 <손의 몸>으로 철철철 멎는다는 것, 그 핏속에서 그 <핏>속으로
얼어죽지도 부활하지도 못한다는 것, ‘한다’해도 무의미하다는 것, 그
무의미가 「詩라는 빵」의 의미라는 것.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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