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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스파크

짧은 스파크

이희경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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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스파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짧은 스파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946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5-08-30

책 소개

이희경 시인의 시편들을 읽으면 추운 겨울날의 저물 무렵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의 온기와도 같고, 석양의 아스라한 잔양과도 같이 그렇게 따사로운 온기를 경험하게 된다. 시인이 희로애락과 간난신고의 세상사에서 애써 초연하고자 하는 인생론적 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길 잃은 이들을 위한 노래 11
조용한 식물 12
비는 어디로 가나 14
흐릿한 경계 16
하이힐의 재발견 18
연기(緣起) 20
수면 아래 23
시마 24
뫼비우스 띠 26
머그잔 28
포커스 30
하루가 이렇게 가기도 한다 32
빈자리 34
어디쯤 부서진다 36
가벼운 마음 38

제2부

풀잎이 우리가 될 때 42
지나갑니다 44
안경 46
시간을 키운다고 했는데 48
시선 50
퍼즐 52
새, 아이 54
빠른 길 56
아바타 58
소리 60
망초꽃 63
요즘 64
4월 66
기시감 68
저녁을 넣다 70

제3부

붕새와 소녀 74
도서관 75
만우절 78
팔레트 스테레오 80
궁금해서요 82
그림자 84
다행히 너는 아직은 86
오늘의 맛 88
그 동네 90
아귀 92
간격 94
손을 뻗다 96
끝물 햇살 98
작은 죽음 100

제4부

동부이촌동 102
짧은 스파크 104
방지턱 106
라스트 콘서트 108
자리 110
은사시나무 112
천사의 말 114
아는 사이 116
자식 118
문주란 120
못자리 122
VR 124
HTTP 상태코드 404 126
비 오는 날의 연습 128

▨ 이희경의 시세계 | 황치복 130

저자소개

이희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부여 출생. 2022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이다.
펼치기

책속에서

조용한 식물

집 앞 작은 텃밭에
깻잎 몇 줄 심어두었습니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잘 자라면 다행이고
말없이 사라져도 괜찮은 정도의 마음으로

햇빛은 골고루 내리고
비는 가끔씩, 너무 늦지 않게 왔습니다

며칠 뒤, 한 뼘을 훌쩍 넘는 키를 자랑하며
줄기와 잎이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이름을 불러준 적도 없는데

도시는 여전히 바쁘고
나는 요즘 조용한 식물 하나를 알아갑니다

무언가를 잘 돌본다는 건
내가 나를 덜 다그치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누군가를 부르지 않고도
누군가에게 묻지 않고도
햇살을 감지하는 일
물기를 기억하는 일

그저 잘 있는 것, 그걸 알게 되는 오후입니다


안경

창이 열리면 세상이 또렷해진다 흐릿했던 얼굴들, 알아챌 수 없던 표정들,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가 숨을 쉬기 시작한다 나뭇결, 돌멩이의 주름, 사람들의 눈썹 끝에 맺힌 미세한 떨림까지 감지한다

길고양이는 길거리를 떠도는 이야기를 전하고 흩날리는 낙엽은 허공을 맴돌다 한순간 작은 새 떼가 되어 날아오르고 비 오는 날 유리에 맺힌 빗방울들은 떨어지면서도 작은 우주를 머금는다

누군가는 붉은 하트를 날리고 누군가는 하얀 구름 위를 걷는다 홀로 선 소년의 머리 위엔 초록 싹이 자라고 어느 노인의 창가엔 바닷가의 여름이 출렁이고 속삭이는 연인들은 마주 볼 때마다 금빛 나비들이 서로의 입술을 오간다

꺼질 듯 깜박이는 네온사인 같은 생각들 서로 얽혀 길을 잃은 바람들 불현듯 터져 나오는 독백 같은 눈물은 안경 너머로도 선명히 비친다

내게 상처를 보여줄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아픔 앞에서 여전히 흐릿하다 너는 안경을 고쳐 쓰지만 나는, 안갯속에서 너를 잃을까 두려워한다

불안이 스며든 렌즈를 닦아낼 때 불안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그럴 때마다, 너의 마음은 조금씩 밝아진다


짧은 스파크

잘못 기억할 때가 있다
손목이 어깨를, 어깨가 입술을

닿지 않는 손을 내밀면
네온이 꺼진 골목에

짧은 스파크가 튀었다
켜졌다 꺼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누전으로 연결된 줄들이
떨어진 물방울을 따라
젖은 머리칼이 목덜미를 스칠 때마다
종종 너를 닮은 속도를 타 보는데

유리창에 붙었다가 떨어지는 물방울 같았다
플랫폼에 남아 있는 나
전철은 문이 닫히고
젖은 도로를 빠져나가고
잠이 깬 듯

말을 고르다가 스스로를 놓쳤다
한 번도 버릇처럼 들리지 않았던 말들
우리가 건네던 사소한 인사들

너무 늦게 알았다
그날,
가볍게 젖은 어깨로 돌아서던
우리는 서로를 피해 걷는 연습을 했지
버려진 우산 옆으로 비가 모였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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