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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61703314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3-05-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상권
인과 신, 두 아들에게
1. 개구쟁이 어린 시절
2. 글공부와 과거 시험
3. 동학 농민 운동의 선봉장이 되어
4. 스승 고능선의 가르침
5. 청나라 여행과 의병 활동
6. 치하포 사건을 일으키다
7. 첫 번째 투옥 생활
8. 탈옥
9. 떠돌이 생활
10.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
11. 안악 사건과 세 번째 투옥
12. 혹독한 감옥 생활
13. 임시 정부의 문지기가 되리라
다시 두 아들에게
제2부 하권
하권을 쓰고 나서
1. 격랑 속의 상해 임시 정부
2. 이봉창 동경 의거
3. 윤봉길 홍구 의거
4. 떠도는 임시 정부
5. 어머니와의 추억
6. 한국광복군 창설과 비밀 첩보 작전
7. 27년 만의 귀환
백범일지 뒷이야기 -통일 조국의 그날까지
나의 소원
엮은이의 말
백범 김구 연보
책속에서
너희가 아직 어리고 나와 멀리 떨어져 있으니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구나. 그래서 그동안 내가 겪어 온 일들을 적어 몇몇 동지에게 맡겨 두었다. 나중에 너희가 커서 아버지에 대해 궁금하거든 이 일지를 보도록 하여라.
너희가 다 자랐다면 부자간에 따뜻한 대화라도 나누겠으나 세상일이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로구나. 내 나이 벌써 쉰넷인데 너희는 겨우 열 살 전후의 어린아이들이다. 너희가 나이를 먹고 지식이 더해질수록 나의 정신과 기력은 약해질 따름이다. 게다가 나는 왜놈들에게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몸이 아니더냐.
이 일지를 쓰는 것은 너희에게 나를 본받으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너희는 동서양의 많은 위인들을 본받고 그들을 스승으로 섬겨라. 그것이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 다만 너희가 다 자란 후 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길이 없겠기에 글로써 남겨 두는 것이니라.
어느 날, 나는 안창호를 찾아가 부탁했다.
“나에게 임시 정부의 청사를 지키는 문지기를 시켜 주십시오.”
“김 동지, 그게 무슨 말이오? 동지 같은 인물이 왜 하필 문지기란 말이오?”
안창호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는 서대문에서 옥살이할 때 후일 독립 정부가 생기면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호를 백범으로 고친 것입니다.”
내가 지나간 일들을 들려주자 안창호는 몹시 감동했다.
이튿날, 안창호는 뜻밖에도 나에게 경무국장 임명장을 주었다. 경무국장은 경찰관, 검사, 판사뿐만 아니라 형을 집행하는 형무관까지 맡아 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나는 순사가 될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니 경무국장이 될 수 없다고 극구 사양했다. 그러나 안창호가 권하여 할 수 없이 경무국장에 취임했다.
그 뒤 5년 동안 나는 경무국장으로서 경호원 20명과 함께 일본의 정탐 활동을 막고, 독립운동가가 일본에 항복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일본의 마수가 어떻게 침투하는지 살피고, 우리 동포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힘썼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홍구의 일본 영사관에 대항했다.
백성들의 작은 의견은 이해관계로 결정되지만, 큰 의견은 그 국민성과 신앙과 철학으로 결정된다. 여기서 문화와 교육의 중요성이 생긴다. 국민성을 보존하거나 수정하고 향상하는 것이 문화와 교육의 힘이요, 산업의 방향도 문화와 교육으로 결정됨이 큰 까닭이다. 교육이란 결코 생활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기초가 되는 것은 우주와 인생과 정치에 대한 철학이다. 어떠한 철학의 기초 위에, 어떠한 생활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곧 국민 교육이다. 그러므로 좋은 민주주의의 정치는 좋은 교육에서 시작될 것이다. 건전한 철학의 기초 위에 서지 아니한 지식과 기술의 교육은 그 개인과 그를 포함한 국가에 해가 된다. 인류 전체를 보아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