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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날개로

찬란한 날개로

지희 (지은이)
  |  
우신(우신Books)
2012-03-23
  |  
5,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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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날개로

책 정보

· 제목 : 찬란한 날개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2016895
· 쪽수 : 464쪽

책 소개

디노 지희의 로맨스 소설. 3천 년 만에 피는 꽃 우담바라. 신령스럽고 매우 드문 귀하디귀한 꽃, 때문에 존재 자체가 성스러운 일. 작은 섬의 소녀는 우담바라였다. 자연의 성역 같은, 눈에 담는 것조차 죄스러운, 건드리면 슬픈 이슬이 되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그래서 피했다. 그래서 못 본 체했다. 잠시 꿈을 꾼 것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그러나 다시 본 소녀는 더 이상 꿈이 아니었다.

목차

제1장 첫 만남이 아닌 첫 만남
제2장 남자라는 이름으로
제3장 작은 일탈, 그리고 kiss
제4장 슬픈 우담바라
제5장 그녀의 프러포즈
제6장 황홀한 신혼여행
제7장 선택의 의미
제8장 점점 더 서로에게
제9장 절망의 나락
제10장 끊어낼 수 없는 두려움
제11장 심장을 찌르는 아픔
제12장 사랑이었다, 운명이었다
제13장 가족이라는 이름의 용서
제14장 치료하지 못한 상처
제15장 찬란한 날개로 비상하다
에필로그 하나
에필로그 둘
작가후기

저자소개

지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다』 jheeangela@naver.com http://blog.naver.com/jheeangela 작가연합홈 [줄리엣의 발코니]와 로맨스사이트 [로망띠끄]에서 활동. 종이책 [사자는 중매쟁이] [그 여자의 정체] [찬란한 날개로] [애플민트] 전자책 [그의 뒷모습까지도] [혼저옵서예] [너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 [분홍빛 비밀] [눈물을 손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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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강현은 이상함을 느꼈다. 그다지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는데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빈은 눈동자의 초점을 잃은 채 포크를 잡고 있는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 넋이 나가 있는 모습이었다.
“정유빈?”
화들짝 놀라는 걸 보니 그녀의 상념이 깨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약간 커진 눈동자를 하고서 두 볼에 살며시 붉은 기가 도드라졌다.
“무슨 생각을 했기에 얼굴까지 붉어진 거지?”
“죄송합니다.”
“그런 딱딱한 인사를 듣자는 건 아니었어. 대답은?”
사실 이렇게까지 추궁하듯 대답을 억지로 받는 건 그의 체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일거수일투족 모두 알고 싶은 그의 진심을 모른 척 하기 싫었다. 그는 그녀의 입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흡사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작게 달싹였다.
“그렇게…… 해야 된다고 배웠어요.”
“도대체 누가?”
그의 되물음은 자연의 법칙인 반사작용 같은 것이었다. 그는 의문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그녀와 마주 보았다. 짧은 순간 겁을 먹은 듯 흔들리는 그녀의 검은 눈동자는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이내 그의 시선을 빗겨냈다.
순간 강현은 아무 이유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저 궁금함에 던졌던 질문에 힘겹게 대답을 들어야 했고, 더 나아가 그녀는 되물음에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그에게 보이기 싫은 그녀의 어두운 내면 같아 두 사람 사이엔 단단한 벽이 서 있는 느낌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삽시간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가 갑작스레 바로 앞에 섰는데도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만약 그가 혀를 내민다면 보드라운 입술을 맛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그녀는 당혹스러웠는지 두 눈을 꾹 감아 버렸다.
“그걸 가르쳐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중요한 한 가지는 알려 주지 않은 모양이야. 정유빈, 여자의 직선적인 시선은…….”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잦아지자, 그녀의 까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남자에게 성욕을 부르기도 해.”
“하…….”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빨간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뱉어졌다. 그의 코에 달콤한 향내가 닿았다. 그는 온몸의 세포가 전율을 일으키는 듯했고, 이번에는 그의 눈썹이 부르르 떨렸다. 살짝 눈을 감은 그는 다디단 그녀의 숨결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 숨결은 그의 폐부에 깊이 새겨졌다.
‘정유빈, 세 번의 만남이란 애초부터 의미가 없었다는 걸 당신은 언제쯤 알아챌까. 이젠 늦었어. 지금의 시선처럼 나에게서 도망가게 두지 않아. 무조건 함께해야 돼. 내 인생에 말이야.’
강현은 놓기 싫었지만 보드라운 그녀의 얼굴에서 손을 떼고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속내는 달콤한 향내보다 더 달콤하게 보이는 입술에 그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당혹스러움을 표현하는 그녀에겐 아직은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임을 모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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