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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2017397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12-07-1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강준희, 19세라……. 너를 사지. 단, 내가 제시하는 조건을 모두 수용한다면 사겠다는 거야.”
“뭐죠?”
돈을 많이 준다는 확신만 있다면 거래는 이루어진다. 그 조건이 그녀에겐 제일 중요했다.
“첫째, 나와 같이 살면서 내가 필요하다고 손짓하면 바로 다리를 벌리는 거야. 둘째, 나에 대해 일절 알려고 하지 마. 셋째, 나 이외에 다른 남자를 위해 다리를 벌리지 마. 넷째, 절대 복종. 다섯째, 우리의 거래를 다른 사람이 알면 안 돼. 여섯째, 내가 싫증나면 떠난다. 이걸 지킬 수 있나?”
준희는 남자가 내건 조건을 듣는 내내 자신이 더러운 창녀가 된 기분이었다. 어차피 자신을 팔려고 했지만 말로 듣고 보니 처지가 처량 맞았다. 그런 기분이라고 꾸역꾸역 올라오는 구정물을 토해낼 수는 없었다.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울어 줄 부모도 없었다. 호흡기를 끼고 있는 엄마는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를 것이고, 주변에도 알리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를 것이다. 사실이 알려진다고 한들 지금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잔인한 현실 앞에 충실할 뿐이다.
“지킬 수 있다면 난 어떤 걸 받게 되죠?”
“네가 받는 것은 네 엄마의 병원비와 대학 등록금, 용돈이겠지. 누가 아나, 나중에 싫증나서 너를 버릴 때 위로금이라도 줄지?”
남자에게 자신의 치부를 모두 드러낸 것처럼 자존심이 짓이겨져 버렸다. 하긴 이 상황에서 땅바닥에 짓밟혀 버린 자존심인데 주워 담는다는 게 더 우스웠다.
“약속 지킬 수 있나요?”
“공증이라도 받길 원하나? 원하는 대로 해주지.”
그렇게 준희는 악마와 거래를 했다. 순수하기만 했던 영혼을 악마의 손아귀에 스스로 내준 꼴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