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어디 가?

책머리에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
맺어짐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속사정
버스는 울고 있는 아내를 싣고 떠나갔다
아내에게 보낸 편지1
졸업
나의 운
친구들의 편지1
아내에게 보낸 편지2
신혼살림을 꾸리다
친구들의 편지2
어머님의 별세
남동생의 편지
MEC 멤버들의 편지
아내에게 무릎을 꿇다
남동생의 결혼
테니스에 빠지다
부평으로의 이사
첫 해외 출장
독일에서 보낸 첫 번째 편지
다섯째 딸을 얻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다
S-Car 생산 프로젝트
그까짓 것 다 괜찮심더
아내가 나를 불문(佛門)으로 이끌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다
금강경 독송회에 나가다
100일 기도를 드리다
뒤늦게 자취생활을 시작하다
겹경사를 맞다
가장 행복했던 시절
친구들의 편지3
새롭게 시작하다
한없이 미운 아내, 한없이 고운 아내
아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보, 나 왔소
아내에게 보낸 편지3
딸들은 제 갈 길을 가고 아내를 돌보며 알콩달콩 지내다
아내와 함께 필리핀으로 이주하다
아내와의 행복했던 여행의 추억들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 언덕 위의 집
아내의 뇌졸중이 재발하다
여보, 날 좋아하면 눈을 깜박거려 보아요
아내의 마지막 말
사랑해요. 여보!
아내를 보내며

나는 편지들을 꺼내어 하나씩 읽어나갔다. 그러던 중 내가 아내에게 보낸 한 편지를 읽고 아내 얼굴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월급봉투들을 살펴보노라니 한 평생을 한 푼 두 푼 아껴 쓰며 억척스럽게 살아 온 아내 또순이가 눈앞에 어른거려 나는 기어이 울고 말았다.
편지를 읽어보니 그때그때 생활의 단면들이 들어 있다. 아내가 고이 간직해 주었던 편지들을 소개하면서 한 평생 살아 온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내를 추모하는 일이라 생각하여 나는 이 글을 썼다.
_책머리에서

당신의 정성 어린 사연을 읽고 참으로 감사했소. 생각하면 우리가 서로 떠나 지낸지도 벌써 달이 가까워 오는군요. 그 동안 서로 보지 못하는 괴로움 속에 지낸 하루하루가 그렇게나 많이 지나가 버렸다니…. 사랑하는 당신이나 당신 부모님이 이 못난 사람을 얼마나 많이 걱정을 했겠으며 그토록 많이 기다렸을 줄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 한량없소. 내 현실 생활에 충실 하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여보! 무척 보고 싶고 그립소. 힘찬 포옹을 해 주고 싶소. 만나면 할 얘기가 많다는 당신! 어떤 이야기일까? 나도 당신에게 이야기 선물 한 아름 갖고 가겠소. 모두에게 안부 전하시오.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