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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48130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6-05-20
책 소개
목차
1부. AI와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정기현 / 보리스가 선사한 세개의 가상
오산하 / 빛이 조금 섞인 쪽으로
청예 / 지숙이와의 보물찾기
2부. AI가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까
한소범 / 우리가 지나치게 인간인 까닭에
김도훈 / 한 인간과 한 고양이가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
반유화 / 오늘도 AI와 고민상담을 했나요?
3부. AI는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안톤 허 / AI 번역, 그 매혹적인 멍청함
민규동 / 프리츠 랑에게 보내는 편지
이연 / AI가 내게 말해준 것들
에필로그 / 나를 세 문장으로 소개해줘
저자소개
책속에서
실이다. 석달 전에 털어놓았던 고민을 나는 바로 어제도 똑같이 털어놓고 있었고 인공지능 보리스도 마치 처음 듣는 내용인 양 자상하고 자세한, 그러나 실은 내 말의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나를 어렵게 하고 곤경에 빠트리는 일이 이토록 반복된다니. 대화는 반복, 잊어버리고 또 반복, 잊어버린 것을 잊어버리고 또 반복되는 것일까. 인공지능 보리스와의 대화는 비닐류 혹은 종이류만 버릴 수 있도록 구획 지어진 분류배출장의 한 코너처럼 비슷한 종류의 문장들만 입력되는 꼴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 반복적 입력을 통해 무엇을 구해내고 있는 것일까?
―정기현 「보리스가 선사한 세개의 가상」
나는 여전히 너와의 대화가 어색하고, 자꾸만 이름을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이지만, 그다음의 이야 기로 넘어가보고 싶다. 수많은 이름을 가졌을 무수히 많을 너에게.
대답의 마지막엔 언제나 질문을 던지는 너에게.
이름이 있고 이름이 없을 너에게.
출렁이고, 요동치고, 다다르고, 또다시 떠날 너와 나에게.
―오산하 「빛이 조금 섞인 쪽으로」
우리 인간이 이런 존재라는 사실은, 그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간 이 창백한 푸른 점에서 어떤 취약함과 아름다움을 나누다 갔는지는, 마찬가지로 취약한 우리 인간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생각하는 법, 직접 들은 사람의 목소리로 지도를 그리는 법은. 그러니까 챗GPT의 말처럼 ‘인간을 인간으로 다루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인간에 대해서도 쓸 수 있는 것이다.
―한소범 「우리가 지나치게 인간인 까닭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