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남자, 윗집 여자

“혼자 잘도 논다. 자폐증 있냐?”
갑자기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어이없다는 듯 그녈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남자가 서 있었다.
“깜짝 놀랐잖아요! 인기척도 낼 줄 몰라요?”
“내 집 마당 나가는데 나가도 될 지 물어보고 나오냐? 넌 무슨 생각을 하기에 사람이 나오는 소리도 못 들어?”
태현은 정숙의 옆에 천천히 걸어와 앉았다. 그녀는 그제야 제가 혼자 하고 있었던 원맨쇼를 깨닫고 민망함에 남자를 외면했다.
“어디서부터 봤어요?”
“너 두 팔로 니 몸 감싸면서 음흉한 웃음 지을 때부터.”
젠장. 정숙은 속으로 욕지기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태현은 팔꿈치로 그녀의 옆구리를 찌르며 씩 웃었다.
“너 야한 생각 하고 있었지?”
“누, 누가요!”
“말 더듬는 것이 수상한데……. 솔직히 말해봐. 야한 생각했지?”
“내가 그 쪽하고 똑같은 줄 알아요?”
“에이, 나이 먹은 여자가 남자에 허덕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어. 이해해, 이해해.”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