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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3572567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나는 어디서 왔는가.
엄마와의 약속
터널 - 빛과 어둠
자본주의 늪에 빠지다.
집을 짓다. 삶을 짓다.
목수의 노래 - 딱지가 앉고, 새 살이 돋다.
수필로 쓴 세상 일기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
소는 누가 키우나
에필로그
찔레의 이야기를 듣고
저자소개
책속에서
먹고 살고 누릴 만큼의 자유를 누리다 보니 대의보다 개인이 우선한다. 수명은 늘고 부와 기득권은 기성세대가 놓지 않고, 좁아진 일자리와 치열해진 경쟁은 갈수록 압박 수위를 높인다. 그저 안정적 생활에 대한 갈망으로 스팩 쌓기에 여념이 없다. 낭만도 열정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배제와 혐오가 뒤따른다.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적시에 경고음을 내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는 안 돼. 공멸이야.’하고 말이다. 현재는 지나온 과거의 산물이다. 오늘을 있게 한 어제의 서사를 되짚어 보아야 오늘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그래야 내일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이 책을 쓰는 이유다.(‘프롤로그’에서)
“1심 재판 기한이 6개월인데 5개월 정도 걸린 거지요. 일반 시위에서 잡혔으면 반성문 쓰고 나와도 돼요. 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같은 조직 사건은 조금 달라요. 그것도 명색이 지도부인데. 몸은 밖에 나왔는데 마음은 계속 갇혀 있었어요. 학생운동을 정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젠 어찌해야 하나, 지형지물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을 갖기로 했지요. 그때 엄마하고 제 마음속으로 3가지 약속을 했어요. ‘엄마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엄마 옆을 지킨다. 평생 대중운동만 한다. 정치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였어요. 조직 운동을 하면서 그것도 지도부의 위치라는 게 너무 압박이 컸어요. 당시 주변에서 전위조직 결성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거든요. 대중운동을 통해 운동적 삶을 살아내고 싶었어요. 또 학생운동 하면서 구속되고 하니까 사람들은 정치를 하려고 그러나 생각하더라고요. 어려서는 정치할 생각도 있었는데 깨끗이 접었어요. 패거리 정치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거든요. 이후의 삶은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삶이기도 했어요.”(‘엄마와의 약속’에서)
선암은 제야의 긴 이야기 끝에 ‘터널’을 떠올렸다. 터널 끝에 희망의 빛을 보았는데, 그것도 잠시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을 지나는 여정이 한 인간의 역사이고 삶이지 않은가. 그 터널을 빠져나오면 또 어떤 터널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제야에게서 선물 받았던 그의 시집을 꺼내 들었다. ‘민이의 고백’이라고 그 시절 이야기가 시집에 담겼던 것이 생각나서다. 그 시의 마지막 대목 ‘고백’에 이르러, 십 년 세월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터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