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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88963651163
· 쪽수 : 158쪽
· 출판일 : 2014-08-15
책 소개
목차
서문
나뽈레옹 꼬냑
구리 이순신
금관의 예수
해설-천지굿을 여는 마당극 태동의 기록_김석만
작품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마 (뾰쪽해져서) 너 오만평 우리 그이를 우습게 여기는 거니? (오만평 당황하여 입을 틀어막고 어쩔 줄을 모른다) 난 야심가가 좋아. 남자가 야심이 없으면 뭣에다 쓰니? 뒀다가 흉년에 밥 바꿔 먹니? 권력욕, 출세욕, 물욕, 지배욕, 즉 야심이 있어야 돼. 난 우리 그이가 그게 강해서 섹시 어필을 느껴. (돌아앉아 초상을 쳐다보며) 저 수염을 보면 난 온몸이 떨려. 피가 끓어오르구 심장이 뛰구 완전히 미쳐 버려, 난. (일어서 초상으로 다가가 술잔을 높이 쳐든다. 세 사람 기립하여 초상을 향해 술잔을 쳐든다) 오오 나뽀레옹 모나미, 쥐뗌므, 더 높이, 더 강하게, 더 위대해지세요. 부디부디 나뽀레옹처럼 되세요, 네 여보. 사랑하는 수염 씨! 나의 수염 씨! 더욱 더욱 뻣뻣해지세요, 호호호. (교태와 아양을 떨며) 당신의 수염이 도도하고 뻣뻣해지지 않음 난 싫어. (갑자기 돌아서며 날카롭게) 너 오만평…… 우리 그이를 희극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지?
돼지구 못나구 늙었다구.
- 35~36쪽 <나뽈레옹 꼬냑>
이순신 (엿장수에게) 여보게, 날 도와줄 수 없겠나?
엿장수 네에? 제가요?
이순신 자네가 날 해방시켜 줄 수 없겠나?
엿장수 제가 무슨 힘이 있어야죠.
이순신 (열렬하게 애원하듯이) 이 구리 껍질을 벗겨 줄 수 없겠나? 구리만, 이것만 벗겨 준다면 난 그 옛날 백의종군할 적과 똑같이 자유로울 터인데…… 날 도와줄 수 없겠나? 날 도와주게 여보게. 내 이 구리 껍데길 제발 좀 벗겨 주게. 제발 그렇게 해주게.
엿장수 제가 힘이 있어야죠. (딱한 얼굴로) 전 못난 엿장수에 불과합니다. 아무 힘도 없어요. 절더러 부탁하지 마세요 제발.
이순신 아닐세, 자네에겐 힘이 있어. 자네의 순박허구 따뜻한 마음씨와 자네의 그 가난한 생활이 바로 자네의 힘일세. 이 구리를 벗겨 내어 날 자유롭게 만들어 줄 사람은 자네 같은 사람들밖엔 없네. 다른 사람은 안 돼. 다른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것조차 알아듣지 못 해. 설사 알아듣는다 해도 날 못 본 척 외면하고 뒷전에 가서 날 비웃는단 말야. 자네밖엔 없어. 물론 내 힘으로는 안 되는 거구.
- 68쪽 <구리 이순신>